<확대경>"기술은 銀.두뇌는 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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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도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 있다.바로 파울이다.아마추어에서 5개,미프로농구(NBA)에서 6개의 개인파울을 범한 선수는 코트에서 추방된다.파울은 아무리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라도 구경꾼으로 만들어버리는 위 력을 지녔다. 14일 상무와의 경기에서 기아자동차의 슈퍼스타 허재는 5분만에 4개째 파울을 범했고 최인선감독은 그를 벤치로 불러들여야했다.후반의 승부처를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후반에 나온 허재는 10점을 넣어 팀의 추격세에 불을 지폈으나 88-79로 따라붙은 승부처에서 무리하게 상무 가드 김승기의 볼을 빼앗으려다 5개째 파울을 저질렀다.기아의 오름세에 찬물이 끼얹어졌고 상무는 부담없이 스코어를 관리하며 승세를 굳혀갔다. 기아는 왜 허재가 3개째 파울을 범했을 때 그를 벤치로불러들이지 않았을까.허재는 왜 중요한 순간에 무리한 수비로 파울아웃을 당하고 말았을까.역전의 기회가 눈앞에 다가오자 순간적으로 과욕을 부렸을까.
뛰어난 선수는 좀처럼 파울아웃을 당하지 않는다.벤치는 슈퍼스타의 파울수를 조절할줄 알고,선수 자신도 자신의 5파울아웃이 불러올 불행한 사태를 잘 알기 때문이다.「기능은 은,두뇌는 금」이라는 농구격언은 정말 새겨둘 만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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