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풀린 일선 공직사회-세관원 돈받고 밀수범 3명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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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부의 개혁의지가 말단에까지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세관원이돈을 받고 밀수범을 풀어줘 검찰이 수사에 나서고,소방서원은 소방시설 준공검사와 관련해 돈을 받아 구속됐다.
일선경찰은 실종신고된 치매노인을 파출소에서 내보내 교통사고로숨지게 하는등 근무기강도 해이해져 말썽을 빚고 있다.
부산지검 형사1부 김용철(金龍喆)검사는 11일 부산세관 간부가 경찰의 부탁을 받고 밀수범 3명을 입건조차 하지않고 풀어준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검찰에 따르면 부산세관 육상감시관실 白모(44)계장은 지난해 11월13일 홍콩으로부터 소갈비 1과 양주 20박스.청바지등 5,000만원어치를 컨테이너선에 숨겨 부산항으로 들여오던 밀수범 8명을 붙잡았다.그러나 평소 잘아는사하경찰서 朴모(48)경사의 부탁으로 밀수범에게서 900만원을받고 주범 李모(32)씨등 3명 을 풀어줬다는 것.
한편 부산 해운대소방서 구영독(具泳篤)방호과장과 예방계 직원손창범(孫昌範)씨등 2명은 관내 60여개 신축건물주로부터 30만~400만원씩 모두 3,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0일 구속되고 소방서장과 담당계장은 불구속입건됐다.
경찰비리도 잇따르고 있다.인천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12월20일 히로뽕 사범을 검거한 뒤 500만원을 받고 풀어준 혐의(뇌물수수등)로 인천중부경찰서 용현2동 파출소장 최영환(崔榮煥.46)경사를 구속했다.청주 동부경찰서 동암파출소 張 모(42)경장등 2명은 10일 새벽 관내 편의점에서 강도사건 발생 사실을112지령실로부터 통보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술에 취해 조사도않고 단순폭력사건으로 결과를 보고,피해자의 항의로 재조사하기도했다.가족들에 의해 경찰에 실종신 고된 치매증을 앓던 정다남(66.부산)할머니는 지난 8일 부산 부곡1파출소에 신병이 확보됐으나 경찰이 그냥 내보내는 바람에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여 숨졌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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