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평화' 90분은 짧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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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툰 부대원들이 만든 'IRAQ FRIEND(이라크 프렌드)'라는 글씨를 배경으로 김동현이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최승식 기자]

▶ [화보] 한국-이라크 친선 축구경기

지름 30cm도 되지 않는 축구공 하나가 한국과 이라크를 하나로 묶었다. 2만5000여 관중은 태극기와 이라크 국기를 흔들며 이라크에 파병될 자이툰 부대원들의 안전과 이라크의 평화를 기원했다.

경기는 한국의 한 수 위로 판가름 났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김동현과 정조국(서울)을 투 톱으로, 최태욱(인천)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3-5-2 포메이션으로 전반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라크 선수들의 압박에 밀려 중앙에서 볼이 원활하게 배급되지 못해 경기는 답답하게 흘렀다.

답답함을 풀어낸 건 한국의 세트 플레이 한 방이었다. 전반 37분 오른쪽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전재운(울산)이 빠르고 강하게 문전으로 날렸다. 이를 김동현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솟구치며 헤딩슛해 이라크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후반 최성국(울산).김동진(서울).김두현(수원) 등 5명을 교체 투입했다. 경기 흐름이 빨라졌고 기회도 많아졌다. 후반 24분 김동진이 아크 정면에서 날린 벼락 같은 중거리슛은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고 수직으로 튕겨나왔다.

이라크도 후반 35분 아메드 압바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회심의 강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김영광(전남)이 절묘한 동작으로 쳐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양팀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격려했으며, 이라크 선수들은 경기 내내 자신들을 열렬히 응원해준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달려가 감사 인사를 했다.

정영재.장혜수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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