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내수 회복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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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 목표는 웬만큼 달성할 수 있겠지만,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내수는 앞으로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덕에 지표상의 성장률은 높아지겠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았다. 물가는 대체로 올 정책운용 목표인 3%대에서 잡힐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가 많았지만 3% 후반에서 5%까지 오를 것으로 본 전문가도 있었다.

총선을 앞두고 물가가 오르고 원화 환율이 떨어지는 등 경제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경제전문가 11인에게 올해 경제전망과 총선 후의 경제방향을 들어봤다.

◇지표만의 성장=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데다 지난해 경기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지표상으로 5% 성장은 무난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연구원 서근우 연구위원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5.8%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고, 이화여대 전주성 교수와 씨티그룹의 오석태 이사도 5% 이상의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박사와 비자코리아의 권영욱 상무.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연구위원도 지난해 성장률이 낮았기 때문에 올해 수치상으로 5% 성장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양대 나성린 교수는 "경제 심리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올해 성장률이 4.8%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는 3% 선에서 안정되거나 4%를 크게 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였다.

◇어두운 내수 전망=내수 회복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수출이 소비와 투자로 확산하는 고리가 끊어지면서 내수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진단이다(정문건 전무). 국내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시중에 돈이 흘러 넘치고 금리가 낮은데도 기업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는 얘기다.

신용불량자 문제가 아직 뇌관으로 남아 있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가계소득이 늘지 않아 소비가 살아나기 힘들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진단이다(나성린.이천표.오석태.전주성.안종범).

그러나 김성식.서근우 연구위원은 "수출이 늘면서 수출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분야까지 수출의 부가가치가 흘러들고 있다"며 3분기 이후에는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총선 이후 경제정책=기업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야 한다는 데 대부분의 전문가가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성장의 핵심인 기업들이 5~10년간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기업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전주성.조동철.권영욱.안종범).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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