鋼구조학회,당산철교 재시공에 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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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강(鋼)구조학회(회장 張東一.한양대 토목과 교수)가 서울시의 97년 당산철교 전면 재시공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당산철교 처리방안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학회는 최근 작성한 「당산철교 안전성과 보강방안에 관한 산타페 보고서 검토안」에서 『시민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 없이 재시공을 결정한 것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검토안은 당산철교 안전진단을 맡았던 미국 산타페사 보고서의 분석작업및 산타페측 관계자와 지난 11,13일 2차에 걸쳐가졌던 토론내용을 토대로 학회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작성한 것이다. 학회는 이 검토안을 통해 『산타페 보고서는 「당산철교의 수명연한에 대해 계속적인 점검을 해나가면 특별한 조치없이 현상태로도 3년간은 안전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며 『이 기간중 충분한 보수.보강에 대한 연구없이 조급히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철교 안전의 최대 문제점인 세로보(철교 바닥판 구조물중 철로와 평행하게 설치된 구조물)를 교체하고 가로보 연결지점의 세로보 균열을 억제할 수 있는 브레이싱(가새.사각형 구조물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대각선 방향으로 설치 하는 철구조물)의 보강설치 등을 강구하면 30년 이상 수명연장이 가능하다』는 종전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와 관련,검토안 작성 책임을 맡은 장석윤(張錫潤.서울시립대토목과.학회 부회장)교수는 『지하철 운행시간을 2시간 정도 단축시켜 심야에 작업하면 운행중단없이도 매일 세로보를 하나씩 교체하는 작업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張회장은 『당산철교 주인은 서울시인 만큼 최종 결정권은 서울시에 있지만 행정편의 차원에서 국내 전문기관에의 자문도 안거치고 졸속으로 결정이 이뤄진 것은 문제』라며 『학회로선 이번결정의 번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 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같은 학회 의견에 대해 서울지하철공사 교량 책임자인 신정부(辛正夫)공사2처장은 『학회의 의견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세로보를 교체해도 근본적으로 세로보 균열 현상을 막을 수 없기때문에 결국 10여년이 지나면 현재와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것』이라며 『공사로선 기술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시민 안전 최우선」「장기적인 경제성」까지 고려해 전면 재시공 방침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해 강구조학회및 일본 비네트등에 자문해 당산철교세로보 균열을 억제하기 위해 덧판씌우기등 3단계 조치를 취했으나 재균열이 생긴 만큼 공사로선 근본적으로 교량을 다시 놓기로한 결정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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