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노리는 여야지도부 8人8題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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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에게 96년총선은 40년 정치인생중 마지막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처가 될 것이다.97년 대선이 남아있지만 그 운명은 총선결과에 상당부분 달려 있다.
승리한다면 그는 여소야대정국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내각제개헌또는 97년 도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패배한다면 마지막 힘을 짜내 회생책을 모색해야 한다.어떤 경우에도 총선후 호남 또는 당내 장악력이 흔들릴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그는 노령에 대한 시비에 맞서 분석력과 체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도 필요하다.민주당의 쌍두마차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과 김원기(金元基)공동대표는 과제를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다.두사람은 우선 4월 총선 에서 살아남아야 한다.李고문은 포항.서울출마 또는 전국구라는 시험을,金대표는 김대중총재의 전북에서 살아와야 하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약진할 것이란 전망은 그리 밝지 만은 않다.보다 더 환한 전망은 신한국당과의 통합얘기다.정개련과의 합당에서 서로의 선을 지켰던 두사람은 또한번의 통합이 닥쳤을 때 자신의 이익을 어떻게 관철하느냐는 과제를 안고 있 다.
특히 李고문은 97년 대권까지 노리고 있다.지금 정치적 슬럼프를 겪고 있는 그는 96년을 재기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金대표는 장기적으로 자신이 호남의 차세대주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야 한다.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총재에게도 시험은 마찬가지다.지난 6.27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정치인생의 마지막 장에 다가서고있는 그는 총선에서 묵직한 무게를 얻어야 자신의 꿈인 내각제얘기를 꺼낼 수 있고 「세대교체」바람에 맞설 수 있다.그는 당내에서 박철언(朴哲彦)부총재등의 도전에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김교준.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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