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큰 병’ 걸려도 ‘큰 돈’ 걱정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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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갑자기 큰 병에 걸리고, 장기간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대다수 가정이 의료비 부담 때문에 큰 고통을 겪는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같은 검사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용은 고스란히 환자가 내야 한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것이 민영 의료보험이다. 민영 의료보험은 크게 두 가지 상품이 있다. 사고나 병이 났을 때 미리 정한 금액을 받는 정액 보상형과 실제로 병원에 낸 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실손 보상형이 있다. 정액 보상형은 보장 금액이 충분하지 않으면 실제 쓴 치료비보다 턱없이 적은 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실손형 상품은 부담한 치료비를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손 보상형 상품은 원래 손해보험사에서만 취급했지만 최근 생명보험사도 이를 팔기 시작했다.

◇입원은 3000만원, 치료는 10만원=실손형 보험상품은 환자가 병원에 내는 금액(급여 항목 중 본인 부담액과 비급여 항목)을 지급한다. 손보사는 실제 낸 치료비의 100%를 주는 반면 생보사는 80%만 지급한다는 차이가 있다. 입원 의료비로 최고 3000만원, 통원 의료비로 하루 10만원까지 지급하는 것은 비슷하다. 또 생보사의 경우 통원 치료비와 별도로 하루에 5만원 한도로 약제비를 지급하지만 손보사는 약제비를 통원 치료비에 포함하는 곳이 많다. 소액 의료비를 너무 많이 청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원 치료비는 5000원을 공제(약제비는 3000원)하고 지급한다.

예컨대 치료비가 1만원 나왔다면 손보 상품은 기본공제액(5000원)을 뺀 나머지 5000원을 준다. 그러나 생보사의 실손형 의료보험은 1만원의 20%인 2000원을 뺀 나머지 8000원에서 5000원을 공제하고 남은 3000원을 지급한다. 혜택은 손보사 것이 유리하지만 보험료는 생보사 쪽이 조금 저렴하다. 또 최근 나온 실손형 의료보험은 3~5년 단위로 계약이 연장되면서 보험료가 변동한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80세가 보통, 일부만 100세까지 보장=실손형 상품은 대부분 80세까지 질병 치료비 보장을 한다. 단 예외적으로 100세까지 보장하는 것들이 있다. LIG손해보험이 내놓은 ‘LIG 프리미엄 골드플랜 보험’은 100세까지 병에 걸렸을 때 입원·통원 의료비와 상해 의료비를 보장한다. 단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 진단비 등은 80세까지만 지급한다. 병이 아니라 다쳐서 병원에 가는 경우 치료비를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은 좀 더 많이 나와 있다. 롯데손보의 ‘롯데성공시대보험’은 상해 의료비의 만기를 80, 90, 100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의 ‘삼성올라이프슈퍼보험’은 하루에 받을 수 있는 통원 치료비를 10만원과 20만원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중복 가입 주의해야=실손형 보험은 아무리 많은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실제 본인이 부담한 의료비만 받을 수 있다. 보험사 두 곳에서 실손형 상품에 가입하고 입원 치료비로 500만원이 나왔다면 두 보험사가 250만원씩 지급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중복 가입을 하면 혜택엔 큰 차이가 없고, 보험료만 이중으로 부담하는 셈”이라며 “실손형 상품에 가입할 때는 중복 가입을 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klia.or.kr)와 손해보험협회(knia.or.kr)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하면 실손형 상품의 중복 가입 여부를 알 수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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