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방문 민주의원 "全씨 비자금 자료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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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2.12및 5.18사건을 재수사중인 검찰은 27일부터 광주현장조사를 벌이기로 하는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26일 5.18당시 전남지사였던 장형태(張炯泰)씨와국보위 운영분과위원장 이기백(李基百)전국방장관.박동원(朴東遠)전수경사 작전참모등 3명을 소환.
가장 먼저 오전9시30분쯤 검찰에 출두한 李전장관은 『국보위에서 뭘 담당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 자문기구였을뿐』이라며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하며 짜증을 내는 모습.
…오전10시쯤 출두한 張전전남지사는 『지역책임자로서 당시 광주상황이 공수부대가 출동해 유혈진압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돌리며 답변을 거부.
그러나 張씨는 『그럼 어떤 상황이라고 상부에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보고를 올린 적이 없다』고 답변.
이에 기자들이 『보고를 올리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며 유도성 질문을 던지자 당황한 듯 『그것은 말하지 않겠다』고 한 뒤 황급히 조사실로 직행. …이날 이종찬(李鍾燦)수사본부장은 오후3시30분쯤 기자실을 방문,『내일(27일)부터 김상희(金相喜)주임검사를 비롯,검사 1~2명이 포함된 4명의 수사팀이 광주 현지에 임해 수사할 것』이라며 현지조사 일정을 공개.
李본부장은 이번 현지조사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현지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양민학살부분등에 대해 현지의 관련자 진술과 현장검증을 철저히 하겠다』고 설명.
…그러나 李본부장은 발표문 내용의 확고한 의지와는 달리 발표중간중간에 『현장재현등은 어렵지 않겠느냐』『피고소.고발인중 현지에 불러 조사하는 것은 아직 계획에 잡혀 있지 않다』는 말을거듭해 검찰주변에서는 『상징적인 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분석도 대두.
…한편 이날 오후4시30분쯤에는 민주당 박계동(朴啓東).장기욱(張基旭).박석무(朴錫武)의원과 서경석(徐京錫)정책위의장이 서울지검을 격려차 방문.
이들은 李본부장을 만나 격려의 말을 건넨 후 전두환(全斗煥)씨 비자금과 관련된 모종의 자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져 주목.
이와 관련,張의원은 『자료중에는 全씨 비자금의 관리인으로 알려진 모씨의 명의로 된 계좌 2개의 계좌명과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이밖에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4~5개의 자료도 같이검찰측에 넘겼다』고 말했다.
김현기.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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