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회창 총재와 회동서 ‘심대평 총리’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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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15일 청와대에서 만나 오찬 회담장인 상춘재로 걸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지난 10년간 양극화가 심화됐다. 보수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경빈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만나 국정수습책의 일환으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가 한승수 총리에 이은 후임 총리직을 맡는 방안을 이 총재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이 총재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단 부정적 뉘앙스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심 대표는 두 사람의 회동 후 “청와대로부터 아직 어떤 제의도 받은 바 없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전제로 (총리직을 맡을지에 대해) 답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심대평 총리’ 카드를 꺼냄에 따라 그동안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던 ‘박근혜 총리 카드’는 사실상 탄력을 잃고 무산되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심대평 총리 카드는 아직 유효하며 현재 자유선진당 측의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자유선진당의 당내 사정을 고려할 때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심 대표나 이 총재가 끝내 ‘심대평 총리 카드’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충남 공주 출신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나 전북 군산 출신인 강현욱 전 전북지사를 총리 후보군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실장에 대한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이 대통령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언론에서 거론돼 온 인사들은 발탁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현재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 협상을 (미국과) 하고 있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어떠한 경우에도 들어오지 못한다는 정부 방침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추가협상 결과가 나오면 국민께 직접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최상연·서승욱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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