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 어진 전주로 돌아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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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선 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 보물 931호·사진)이 3년여 만에 전주로 되돌아온다. 전주시는 “문화재청의 동산문화재위원회가 최근 ‘태조 어진을 원래 있었던 경기전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태조 어진은 2005년 8월 광복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국립 고궁박물관의 개관 행사 전시를 위해 전주에서 서울로 옮겼다. 그러나 그 해 9월 국정 감사에서 어진의 훼손 사실이 지적됐으며, 문화재청은 보수를 이유로 이후 고궁박물관에 보관해 왔다.

이후 전주시와 시민들은 “태조 어진은 조선 이씨 왕조의 본향인 전주의 상징”이라며 “어진을 600여 년 간 봉안해 온 경기전으로 돌려달라”는 환원 운동을 펼쳐왔다. 그 동안 문화재청·문화체육관광부 등을 항의 방문하고, 반환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전주시는 태조 어진이 돌아오면 당장은 경기전이 아닌 국립 전주박물관에 임시 보관할 계획이다. 경기전 내 영구보존시설인 유물전시관이 2010년께 건립되기 때문이다. 유물전시관은 현재 기본 설계 중이며, 올 연말께 착공한다. 태조 어진은 가로 151㎝, 세로 220㎝다. 1410년 경기전 창건 당시부터 봉안돼 왔다. 어진이 노후화되면 새 복제본을 만들고 원본을 폐기하는 방식으로 전승돼 왔다. 현재의 어진은 1872년(고종 9년)에 제작된 것이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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