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해외건설 새 전략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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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는 우리 건설이 해외로 진출한지 꼭 30주년이 되는 해다.세계경제질서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이때 국가전략사업으로서의해외건설의 공과를 되돌아보고 이제 장년이 된 해외건설의 역할을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30년간 해외건설은 국가발전의 견인차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경제적으로는 25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화수입을 올려 만년적자던 국제수지 방어와 국내산업 투자에 필요한 개발재원 조달에 큰 역할을 했다.외교적으로는 미수 교국 진출을통해 수교의 기반을 다지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공적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해외건설산업이 기여한 만큼 국내에서 온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각종 지원에서도 제조업에 비해 차별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인식면에서도 상당부분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해외건설은 위기와 기회라는 상반된 상황을 동시에맞이하고 있다.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해외건설에 주어진 새로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몇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세계화와 현지화를 이뤄야 한다.과거와 같이 단순 도급공사만 수주해 단기적인 이익만 염두에 두던 시절은 지나갔다.현지인 고용,현지 하도급 단계를 벗어나 진출국의 경제개발에 도움을줄 수 있는 인프라.플랜트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진정한 동반자로서의 위치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업체의 기술 및 경영능력 선진화가 필요하다.우리 건설은 일반적인 시공관리능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엔지니어링 및 첨단기술능력은 선진업체에 다소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음으로는 정부의 역할이다.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서 기업은 정부의 보호막이나 지원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정부는 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와 통제방식을 간접지원방식으로 바꿔나가며 시장기능에 의한 업체간 자율적 규제를 유도하고 있다.하지만무엇보다 정부와 업계의 진정한 현실인식과 뼈를 깎는 자기혁신이있어야만 우리 해외건설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21세기의 국가전략산업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해외건설산업은 단순한하드웨어 산업이 아닌 첨단 소프 트웨어가 접목되는 첨단사업이며외국에 우리의 문화와 혼.자부심을 심을 수 있는 유일한 산업임을 명심해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강길부 신한국당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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