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경제권역 '동남아공동체'앞당겨 2000년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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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태국 방콕에서 15일 개최된 제5차 동남아국가연합(ASEAN)정상회담에서 ASEAN 7개국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가 참석한 가운데 최초의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2000년까지 동남아공동체(SAC)의 조기 실현을 천명하는 「95 방콕정상선언」을 채택했다.
현재 옵서버자격인 라오스.캄보디아가 2년내,미얀마가 늦어도 2000년까지 ASEAN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되면 오는 21세기엔 「하나의 동남아」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동남아 10개국을 하나로 묶는 동남아공동체는 더 이상 꿈이 아니 다.
동남아공동체가 실현될 경우 이들 국가는 동남아 전체를 대표한다는 명분을 업고 미.중 등 강대국들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항할수 있는 역학구조를 갖게 될 전망이다.
〈관계기사 28면〉 ASEAN 국가들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미국에 불만을,중국에 불안을 각각 느껴왔다.미국이 인권을 내세워내정간섭 성격이 짙은 개입을 해왔다면,중국은 남사군도(南沙群島)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조성해왔다.
ASEAN 정상들이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남아 비핵지대화조약(SEANWFZ)에 서명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 조약은 역내에서 핵무기 생산.사용.보유를 금지하고 핵실험금지를 규정한 뒤 외국의 핵무기탑재 항공기.선박의 통과 허용을체결국들이 각각 자체 결정토록 해 미국등 핵보유국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동남아공동체 탄생의 가장 큰 의의는 경제적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3년까지 ASEAN자유무역지대(AFTA)가 이뤄지면 동남아공동체는 미.일.중 등과 함께 5억 인구를 가진 아태지역 4대 경제주체로 부상해 아태경제협력체(APEC)는 물론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추세력이 된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ASEAN 국가들의 결속은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각국 정상들은 3년마다 열리는 정례정상회담에다 해마다비공식 정상회담을 추가키로 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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