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용車 가격차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국내에서 국산차를 사면 바가지를 쓰는 것이 아닌가.외국에서팔리는 국산차가 더 싸고 좋다는데….』 이런 의구심이 국내 소비자들사이에서는 상당히 널리 퍼져있다.
국산차의 국내외 가격과 질차이는 어느 정도일까.실제 외국 자동차 업계에 밝은 전문가들은 『같은 국산차라도 외국에서 사는 게 값이 싸며 서비스도 좋고 부품도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그러나 『과거에는 가격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별차이없다』고 지적한다.그러면서도 외국에 파는 자동차의 정확한 공장도 가격을 밝히길 꺼리기도 한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2.0GLS와 기아자동차의 세피아 1.5DOHC LSDi 기준으로 미국과 한국 판매가격및 부품등을 비교해보자.
◇쏘나타 2.0GLS=현대측이 미국딜러에게 넘기는 쏘나타의 공식적인 공장도 가격은 1만3,418달러(1,033만원).여기에 운임과 관세가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팔리는 값은 1만5,699달러(1,308만원).에어백과 자동변속기가 포함 된 가격이다. 반면 같은 차종의 쏘나타를 국내에서 살 경우 소비자 가격은1,335만원(자동변속기.에어백 포함).여기서 특소세 152만원(공장도가격의 15%),교육세 46만원(특소세의30%)과 부가세 121만원을 제외할 경우 이 차량의 공장도가 격은 1,016만원이 된다.
국내외 차값을 비교해보면▶공장도 가격은 미국이 17만원 비싸고 ▶소비자 가격은 국내의 경우 미국보다 27만원 비싸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판촉을 위해 현대의 경우 판매 딜러에게 250~1,000달러까지 할인해주기도 한다고 현대측은 밝혔다.이를 감안하면 미국 소비자가격은 국내보다 50만~100만원정도 낮을 수 있다.
◇세피아 1.5DOHC LSDi=미국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은 9,695달러(746만원;기본사양으로 자동변속기등 제외가격).국내가격(799만원)이 53만원 높다고 기아자동차측은 밝혔다.공장도 가격은 밝히길 거부했다.
현대와 기아측은 국내 소비자가격이 외국보다 비싼 이유는 국내판매차의 시트 천과 라디오등의 부품이 고급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눈에 보이는 부품이 고급이길 원하는 국내 소비자를 의식한것이다.미국판매 차에 보통 제품의 라디오를 쓰 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자동차 회사들의 설명은 국내와 미국 판매가격의 차이를 설득력있게 제시하지 못한다.미국차의 경우 배기가스 정화장치가 국내차보다 1개가 더 많고 강판도 부식방지를 위해 아연이 더 포함된 제품을 쓰고 있어 역시 가격 인상 요인이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가 자동차 회사들은 판촉을 위해 지역별로 가격 차별화 정책을 쓰고 있다고 밝힌 것이 국내와 외국 차값의 차이를 이해하는 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경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