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옥 자기관리 실패 삼성,자유계약선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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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프로야구선수로 출세하고 싶었던 섬소년의 꿈은 깨지는 것인가.
국내 유일의 제주도 출신 프로야구선수인 삼성 오봉옥(27)이 7일 구단으로부터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오봉옥은 지난 3일 무면허로 차를 몰고가다 교통사고를 내 쇄골에 금이가는 중상을 당했다.동승했던 사람까지 크게 다쳐 사건해결이 난감한 상태다.마운드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그러나 삼성은 이 사건이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오봉옥을 방출키로 결정했다.이유는 그의 거친사생활 때문.
오봉옥은 91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뒤 삼성구단의 연습생투수(연봉 600만원)로 프로에 발을 디뎠다.
그는 92년 혜성과 같이 삼성마운드에 등장,13승2세이브 무패를 기록하며 「승률 100%」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오봉옥의 기적적인 승률은 그동안 갈고 닦은 땀의 결실이었지만운도 많이 따랐다.승리의 대부분이 마무리로 2~3이닝을 던지다역전승한 경우가 많았다.
이같은 갑작스런 행운에 자제력을 잃은 탓일까.
오봉옥은 이후 수차례 음주폭행사건 등을 일으키며 데뷔당시의 기대를 저버렸다.오봉옥은 최고구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지닌 유망주지만 결국 자기관리를 못해 팀으로부터 버림받게 된 것이다.
프로야구선수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명예를 지키며 수많은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또 해마다 거듭되는 혹독한훈련에도 견뎌내야 하는등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이다.
메이저리그 강타자 대럴 스트로베리는 한때 뉴욕 메츠의 최고스타로 사랑받았으나 마약복용 등 방탕한 생활로 최근 5년사이 LA 다저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뉴욕 양키스를 전전하며 3류선수로 전락해버렸다.
국내에서도 최근 OB 이종민이 비슷한 사고를 내 야구계를 떠난 바 있다.
오봉옥은 『하루속히 사건을 처리하고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방탕한 생활로 얼룩진 그의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다. 어린시절 돌팔매질을 하며 투수의 꿈을 키워왔던 오봉옥.그의 추락은 프로선수로 입신하려는 많은 지망생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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