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스 김성재 애인 긴급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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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과연 광신적인 사랑이 살인을 불렀는가.
인기랩댄스그룹 듀스의 전(前)멤버 김성재(金成宰) 변사사건을수사중인 서울서부경찰서는 8일 사건 당일 함께 있었던 여자친구金모(25.모대학치대졸)씨에 대해 살인혐의를 적용,긴급구속했다. 경찰은 金씨가 지난달초 서울서초구반포동 P동물병원에서 동물마취제 「졸레틸50」과 동물안락사용 황산마그네슘 1봉지(7g).3㏄짜리 주사기 2개등을 3만원에 구입한 사실을 확인,이 약물들이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있다.
여자친구 金씨는 지난달 19일 저녁 SBS-TV 「생방송 TV가요20」에 출연한 金씨를 만나 매니저.댄싱팀등 일행 8명과S호텔 별관 스위트룸에 투숙,다음날 오전1시30분 다른 사람이모두 잠들자 金씨의 오른 팔에 졸레틸을 주사해 심장마비를 일으키게 한 혐의다.
경찰은 범행동기에 대해 가수 金씨가 대중적 인기가 높아 여성팬들이 많아지자 金씨가 질투심을 느껴 잦은 다툼을 벌이던중 『헤어지자』는 말에 앙심을 품고 살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金씨가 범행을 부인하고있으나 정황상 범인이 틀림없다고보고 증거보강후 9일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여자친구 金씨가 애완견치료를 위해 자주 찾았던 동물병원장 裵모씨로부터 『金씨가 「집에서 길러온 애견 2마리가 치매증상을 보여 안타까우니 안락사시켜야겠다」며 약품을 구입해갔다』는 제보를 받고 대질신문끝에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 다.
경찰은 『金씨가 범행 열흘후인 지난 1일 裵씨와 만나 「약을산 사실을 아무에게도 발설말라」며 은폐를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자친구 金씨는 『당시 金씨가 잠이 들자 오전 3시30분쯤 호텔을 나와 집으로 갔다』며 혐의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金씨는 약물구입에 대해서도 『올 1월 의사국가고시에 낙방한뒤 죽고 싶어 구입했다 마음이 바뀌어 집앞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말했다.
金씨는 또 『숨진 金씨와는 93년 9월 강남 J나이트클럽에서만나 알게된후 해외여행을 함께 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온 사이로결혼도 약속했다』며『당일도 金씨가 자신이 출연한 TV프로 녹화를 부탁해와 만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金씨가 구입한 약물이 숨진 金씨의 몸에서 검출된 약물성분과 같은 점▶金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는데다 의약지식이 풍부한 점등으로 미뤄 범인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건장한 남자 몸에 여자혼자 아무런 저항없이 약물을 28차례나 주사할 수 있는지 여부▶주사기등 범행을 입증할 결정적인 물증이 없는 것등은 경찰수사의 허점으로 지적된다.
김수헌.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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