季刊문예지 "내일을 여는 작가"창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송기숙)가 계간 문예지 『내일을 여는 작가』를 95년 겨울호로 창간했다(현암사刊).
이 잡지는 소위 참여문학 계열 문인들의 작품 발표공간을 넓히고 유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작가회의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창간된 것이다.
이로써 이 계열의 문예지는 계간 『창작과 비평』『실천문학』을포함,모두 세종으로 늘어났다.
작가회의 송기숙 회장은 창간사에서 『이 문예지가 해야 할 일은 이 땅에 꿈과 긍지를 심고 가장 인간다운 삶의 역사를 창조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창간이념을 밝혔다.
송회장은 또 『이것은 한 단체의 기관지로만 기능하지는 않는다』면서 『오늘의 한국 문학은 개방적으로 한데 어우러져 풍요로워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가회의의 계간지 편집담당 구중서 부회장(수원대 국문과 교수)은 『작가회의의 회원여부를 떠나 참여.민족문학의 범주에 드는소위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에는 모두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간호는 구 부회장의 권두평론 『세계현실의 변동과 한국문학』과 소설가 박태순씨가 처음으로 쓴 장시 『소산동 일지』를 싣고 있다.
소설로는 윤정규의 『작은 당골 비화』,김한수의 『변두리』,박혜강의 『미완의 탑』등 6편을,시로는 황명걸.이중기.채광석 등3인의 특집과 조태일.도종환.나희덕 등 15명의 작품을 실었다. 구씨의 평론은 사회주의권의 붕괴가 사회주의 리얼리즘,나아가리얼리즘론 전체와 민족문학론에 대한 도전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리얼리즘의 계속적인 유효성을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70년대 한국에서 고양되기 시작한 리얼리즘론은 서구의 19세기 리얼리즘을 계승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부 사회주의 리얼리즘과의 결부가 있었다면 그것은 광주 민중학살과 20여년간의 군사독재에 대한 적개심의 격화에서 빚어진 감정적 충동이었으며 그것이 공식적이거나 지배적 현상이었던 것도 아니다』고말했다.
조현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