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경쟁 TV 全씨 구속때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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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방송의 가공할 위력이 빛나고 있다.방송3사는 지난번 노태우씨의 경우에 이어 3일에도 전두환씨가 구속.수감되는 일련의 과정을 긴급뉴스와 속보로 보도,기민성을 보이며 한차례 「방송대전」을 치렀다.
특히 창고속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채 잠자던 필름들이 때를 만난듯 되살아나 역사의 진실을 말하면서 뻔뻔스럽던 전씨를 일거에「단죄」했다.물론 12.12나 5.18 등의 생생한 자료화면을이제서야 공개하고 이에대한 역사적 평가를 제대 로하는 것이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최근 두차례의 전(前)대통령 구속.수감과정에서 보여준 방송의 속보경쟁은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늦었지만 이처럼 제기능을 하고 있는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은 격려를 보내면서도 「땡전(全) 뉴스」로 대변되던 과거의 슬픈 자화상을 딛고 정론대도로 나아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KBS는 3일 밤8시 1TV 『일요스페셜』에서 이미 계획됐던5공특집을 다룬데 이어 이날 밤10시2분에는 보도제작국이 긴급히 만든 『보도특집 그때 그곳에서는-80년 5월 광주』를 25분간 방송했다.이 사이 밤9시 메인뉴스도 35분 에서 60분으로 늘려 구속된 전씨의 족적을 집중보도해 황금시간대인 일요일 밤8~10시대를 「5공」으로 메웠다.KBS측은 『「일요스페셜」이 5공을 미리 다루기로 계획됐지만 이날 아침 전씨가 구속되는중대뉴스가 터짐에 따라 별도의 보도 특집을 편성했다』고 밝혔다.이날 『일요스페셜』의 시청률은 18%였고 『뉴스9』는 20%, 『그때 그곳…』는 25.5%를 기록,밤이 깊어질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이 오히려 높아졌음을 보여줬다.보도제작국의 한 관계자는 『「전씨가 나쁘다」는 감정적 보도보다는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판단을 시청자가 내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MBC는 특별편성과 뉴스속보 시간을 대폭 확대해 순간순간 빠른 뉴스를 전하는데 주력했다.새벽 1시6분 전두환씨에 대한 「영장발부」사실을 속보로 전했고,이어 오전6시부터 56분까지 새벽뉴스를 통해 전씨의 합천생가에 검찰이 도착하는 시점부터 서울압송까지를 생생한 자료화면과 함께 보도했다.오전 10시부터 1시간동안 「특별편성」시간에는 전씨의 안양교도소 수감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당초 10분이었던 정오뉴스를 1시간으로 확대해 전씨의 구속소식을 전하며 중간에 12 .12와 5.18까지의 자료화면과 현장증언을 통해 만든 『역사를 바로 본다』는 다큐멘터리를 삽입했다.저녁에는 30분하던 『뉴스데스크』를 1시간으로 늘려 광주 자료화면과 함께 방송했다.
지난번 노씨의 검찰조사 장면을 특종보도했던 SBS는 오전6시정규프로그램인 『젊은 인생』을 10분으로 줄이고 뉴스속보 시간을 확보,전씨의 구속사실을 전했다.
정재왈.강찬호.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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