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정국-정치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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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야는 3일 전두환(全斗煥)씨 전격구속을 『오만방자한 행동에대한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며 당연시했다.그러나 민자당과 민주당은 「이로써 5.18의 진상규명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해석한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갑작스런 구속배 경에 「정치적고려가 숨어있다」며 여권의 「다음 수」를 경계했다.
…全씨가 구속된 이날 민자당은 일요일인 탓에 주요 당직자들의모습은 보이지 않은채 손학규(孫鶴圭)대변인만 당사에 나와 TV를 통해 구속상황을 지켜본후 즉각 성명을 발표,『잘못된 역사를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
일부의원들은 자택등에서 구속을 지켜본후 『全씨 구속이후 5.
18 수사가 조기에 마무리지어져야 하며 대통령도 민심수습을 위한 조치를 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
민주계의 김봉조(金奉祚)의원은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한다』고 개인소감을 피력했고 TK출신인 반형식(潘亨植)의원도 『지금 당장은 일부 동정 여론도 있겠지만 全씨 문제를정리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고 구속에 찬성.
민주계 의원들은 한편으로 全씨 구속이 5공계열의 집단행동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에 『全씨의 낙향은 구속을 예견하고도 지역감정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처가 마땅했다고 주장.
그러나 일부 민정계 의원들은 『자고나면 사태가 더욱 복잡해진다』며 『언제 조용해질지 모르겠다』며 총선 악영향을 우려.
…국민회의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당연하다』고 짤막히 논평.국민회의는 그러나 정부의 다음 표적이김대중(金大中)총재가 될 것으로 관측하며 경계.이런 인식아래 이날 긴급히 열린 지도위원회의에서 정대철(鄭大哲 )부총재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정치권 사정의 칼을 뽑으려면 자신부터 깨끗한 손이 돼야 한다』며 金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를 촉구.
국민회의는 한편으로 全씨 전격구속이 『全씨를 빨리 형무소에 들어앉혀 추종자들과 차단시킴으로써 정치세력화 움직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
민주당은 관련자 전원의 사법조치를 요구하며 연일 강도높게 반응.이규택(李揆澤)대변인은 『全씨 뿐만 아니라 관련자 전원에 대해서도 신속히 사법처리하라』고 요구.
민주당은 그러면서 『金대통령은 앞으로 정치권사정으로 현 상황을 신속히 매듭지으려할 것』으로 전망하며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대응책을 논의키로 결정.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아무런 말없이 착잡한 표정으로 청구동 자택에서 TV를 통해 全씨의 구속상황을 시청.자민련 핵심들은 평소 주말처럼 대부분 지역구행사에 참여했으며 다만 구창림(具昌林)대변인만 청구동에 들러 『우리 역사에 불행한 일』이라는 짤막한 논평으로 金총재의 심경을 대변.
김현종.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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