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 '통일로 가는길' 주제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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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의 정보기술 정책은 많은 자본이 소요되는 하드웨어보다 인간의 두뇌와 창의력만 있으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개발쪽에 주력하고 있다.또 소프트웨어는 주로 퍼스널컴퓨터(PC)를 대상으로 개발,국내수요 및 해외 수출을 꾀 하고 있다.
북한은 하드웨어와 관련,지난 82년 8비트 PC인 「봉화 4-1」을 제작했다.지난 92년5월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에 32비트 PC 제작을 위한 2,350만달러 이상의 투자지원을 요청한 것을 감안할 때 32비트용 PC제작기술 은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다만 공산권수출통제기구(COCOM)규제로 대형컴퓨터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추측된다.그러나 김일성 종합대학과김책(金策)공대를 비롯한 북한의 주요 연구기관에는 미국과 일제PC,상위 기종인 워크스테이션도 상 당수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조선콤퓨터센터.평양프로그램센터.조선과학원 프로그람 종합연구실과 김일성종합대학계산중심(센터)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또 북한은 「요술상자」「청개구리」등 게임을 통해 외국어를 즐기는 교육오락적 프로그램을 집중 개 발하고 있다. 또 몇몇 프로그램은 첨단 컴퓨터 이론인 퍼지이론과 전문가시스템을 활용한 인공지능분야 프로그램이고,8개 국어 전자사전이나 지리정보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감안할 때 수년전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남북간 정보기술 교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가들의 교류가 필요하다.지금처럼 제3국에서 학술대회등을 통해 교류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직접 가서 보고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남북간 정보기술 교류 활성화를 위해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보 면 다음과 같다. 첫째,남북한이 공동으로 정보처리 학술대회를 열어야 한다.그동안 연변(延邊)등에서 이같은 모임이 몇번 있었으나 이제는미국과 일본은 물론 서울과 평양에서 개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남북이 공동으로 정보처리기술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남측하드웨어기술과 북측 소프트웨어 기술인력이 합쳐질 경우 더욱 경쟁력있는 연구개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또 연구소가 설립될 경우 정보처리 용어의 통일,표준화 통일자판,코드 연구등을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셋째,남북당국이 정보교류를 위한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측 학자가 서울에 와 세미나를 하고 남측 전문가가 평양에 가강의할 수 있어야 한다.국제적으로 정보화와 개방화의 조류가 몰아치는 이 때 유독 남북만이 단절된 상태를 지속 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다.
박찬모 (포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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