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눈치보는 국회의장 안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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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 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18대 국회의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한나라당 김형오(61·부산 영도) 의원이 선출됐다. 한나라당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재적의원 153명 중 145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5선 의원인 김 의원을 선출했다. 김 의원은 102표를 얻어 42표를 얻은 4선의 안상수(경기 의왕-과천) 의원을 제쳤다. 나머지 1표는 기권이었다.

한나라당의 국회의장 후보가 된 김 의원은 국회 개원식 때 본회의장에서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치러질 국회의장단 선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집권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그대로 국회의장이 되는 게 국회의 관례인 만큼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다. 국회의장의 임기는 2년이다.

경남 고성 출신인 김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하다 1978년 당시 외무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에 들어가면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거쳐 92년 14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이후 16년간의 의정 생활을 거치면서 사무총장·원내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선대위 산하 일류국가비전위원장으로 선거공약 작업을 책임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부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18대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김 의원은 87년 민주화 이후인 13대 국회 이래로 최연소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선이 끝난 직후 김 의원은 “국회는 국민을 위해 더 낮고 섬기는 자세로 일을 해 나가야 한다”며 “야당과도 가슴을 열고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치 보거나 수수방관하는 의장이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 건 선수(選數)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국회 직은 선수를 중심으로 선출하는 게 사실상 불문율”이라며 “이번 경선에서도 선수가 높은 김 의원을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한나라당의 국회부의장 후보론 단독 출마한 4선의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이 경선 없이 뽑혔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은 민주당에서 선출한다.

국회는 5일 18대 국회 개원식을 열고 전반기 국회의장 1명과 국회부의장 2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쇠고기 고시 강행에 반발해 장외 투쟁에 돌입한 상태여서 예정대로 5일에 개원식이 열릴지 불투명하다.

◇김 의장 내정자 약력=▶부산(61) ▶서울대 외교학과 ▶동아일보 기자 ▶대통령 정무비서관 ▶신한국당 기조위원장 ▶국회 과기정위원장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대위 일류국가비전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

글=권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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