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특별법 제정-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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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18 특별법 제정은 정치.사회적으로 핵 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80년 집권한 신군부가 짠 한국사회의 구도는 전면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우선 5.18의 주역인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두 전직 대통령은 법의 심판대에 오른다.
이미 부정축재 혐의로 구속된 盧씨는 5.18 관련혐의가 드러날 경우 조기 사면이 어려워진다.해외 이주등의 시나리오도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盧씨 파동에서 비켜 서있던 全씨도 역사와 법의 심판을 동시에받게 됐다.全씨는 누가 뭐래도 신군부의 우두머리요,5.18당시군의 실질적 지휘권을 갖고 있었다.
여당 내부뿐 아니라 여야관계에도 새로운 충격을 줄것이다.
강삼재(姜三載)민자당사무총장은 이날 특별법 제정방침을 밝히면서 『5,6공과의 단절이 아니다』고 밝혔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얘기다.적어도 80년 당시 군에 몸담고 있던 여당의원의 재공천은 힘들다고 보여진다.
현재 민자당에 몸담고 있는 16명의 군출신 의원중 정호용(鄭鎬溶).이춘구(李春九).허화평(許和平).허삼수(許三守).권익현(權翊鉉).정순덕(鄭順德).박세직(朴世直).배명국(裵命國).안무혁(安武赫).김상구(金相球).이상재(李相宰).신 재기(辛再基).민태구(閔泰求)의원등은 확실한 하나회원및 5공 주체출신 의원들이다.姜총장은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혀 출당(黜黨)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신군부및 그 휘하출신 정치인 그룹은 대구.경북지역에 밀집돼 있다.따라서 당내 민정계를 대표하고 있으며 지역적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김윤환(金潤煥)대표의 장래도 불투명하다.상황진전에 따라서는 민자당 밖의 개혁세력이 여 권에 진입할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김영삼(金泳三)신당」이 총선에 내놓을 후보들의 면면은 전면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5,6공과 민주계의 합작정권에서 민주계및 정치신인,행정.경제기술자 그룹의 3자간 연합으로 모양새를 바꿀 공산이 크다.야권도 영향을 받는다.첫번째 쿠데타 세력인 5.16 세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자민련과 「김영삼신당」과의 정치적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여당이 5.18 특별법을 제정한다고 하자 金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간의 관계 재조정 문제가 벌써 나오고 있다.그러나 아직은 현실적 가능성을 높이 부여하기 힘들다.오히려 양金간에 명분과 헤게모니를 누가 잡느냐의 싸움이 될 가능성도 높다.
사회적으로는 5.18로 빚어진 갈등을 씻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이 대선자금의 국면전환용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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