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로봇, 얼음 추정 물체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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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화성에서 얼음이 발견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25일(미국 동부시간) 화성 북극권에 안착한 탐사 로봇 ‘피닉스’가 지난달 31일 지름 90㎝가량의 얼음 덩어리로 보이는 물체(사진 흰색 부분)를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미 워싱턴대의 레이 아비드슨 교수는 “화성 착륙 당시 피닉스의 자세 제어 로켓이 얼음을 덮고 있던 먼지층을 날려 보내면서 얼음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의 존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판가름하는 주요 단서다. 또 얼음 안에 유기물이 함유돼 있다면 생명체 존재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물체가 얼음인지 여부에 대한 최종 판정에는 수주일이 걸릴 예정이다. 피닉스에 장착된 약 2.4m 길이의 로봇 팔이 며칠 내에 얼음 모양의 물체를 채취하고, 이를 가열해 얼음인지를 판별한다. 피닉스에는 화성 표면을 굴착할 수 있는 로봇 팔과 샘플을 채취해 분석할 수 있는 실험실이 달려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초기 사진은 흑백이어서 얼음 여부를 판별할 수 없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컬러여서 발견된 물질이 얼음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피닉스호의 수석 조사관인 피터 스미스는 “물체의 깊이가 30~50㎝에 달해 굴착 작업이 복잡해질 것을 걱정했지만 다행히 수월하게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 측은 지난달 31일 해커가 침입해 바꿔 놓았던 피닉스 임무 공개 사이트를 다시 정상화시켰다고 밝혔다. 이 해커는 사이트에 침입해 피닉스가 찍은 화성 사진 대신 자신의 서명과 웹사이트 주소를 올려 놓았다.

유철종 기자 [피닉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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