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율동 롤랑 프티 발레단의 두 주역무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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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발레의 재미는 레퍼토리 자체에도 있지만 어떤 발레리나가 어떻게 역할을 표현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기도한다.
이런 의미에서 12월2~3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지는롤랑프티발레단의 내한공연은 주역무용수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어도 좋다.
이번 공연에서는 『카르멘』『코펠리아』『아를의 여인』의 등장인물인 카르멘과 스와닐다,비베트 등 로맨틱한 인물들을 키로프발레단의 알티나이 아실무라토바 등 세계 최정상의 발레리나가 아름답게 그린다.
롤랑 프티의 대표 레퍼토리 『카르멘』은 롤랑 프티의 다른 작품들처럼 에로틱한 분위기가 듬뿍 느껴진다.일반적인 발레와는 달리 모든 동작이 매우 격렬하면서도 낭만적이다.
특히 3장의 침실장면에서 카르멘과 돈 호세가 추는 사랑의 2인무는 이전의 발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우 노골적인 성 표현을 담고 있다.
이러한 사랑장면을 팝가수 마돈나처럼 직설적이지 않은,또 70년대 국산영화처럼 신파조도 아닌 승화된 사랑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안무에 못지 않게 발레리나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도전적이면서도 요염한 카르멘을 이번 공연에서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수석무용수 알렉산드라 페리가 맡았다.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페리는 밀라노 스칼라극장발레학교와 영국왕립로열발레학교 출신으로 이미 80년 세계 3대발레 콩쿠르의 하나인 스 위스 로잔콩쿠르에서의 수상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강렬한 눈매와 다소 선정적인 몸짓으로 카르멘역에 적격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아를의 여인』의 여주인공 비베트역을 맡은 알티나이 아실무라토바는 국내 발레팬들에게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알마아타에서 태어난 아실무라토바는 78년 페테르부르크에서 바가노바 발레학 교를 마치고는 곧바로 키로프발레단에 입단해 지금까지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있다. 아실무라토바는 키로프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로서 아메리칸발레시어터.로열발레단.파리오페라발레단.밀라노 스칼라발레단을 포함한 세계의 주요 발레단에 초청돼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미오와 줄리엣』『라 실피드』등에서 주역을 맡아 왔다.
이외에 롤랑 프티의 수석무용수로 활약중인 카를로타 장파로가 『코펠리아』의 스와닐다역을 맡고 장 브록스가 『카르멘』의 돈 호세역을 맡아 알렉산드라 페리와 호흡을 맞춘다.
(751)9619,9620.
안혜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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