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동화銀.수서사건 미온수사로 두번 도마에 오른 3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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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6공 최대 비리」라는 칭호를 얻었던 수서사건으로 철창신세를졌던 정태수(鄭泰守)한보그룹 총회장도 盧씨 비자금 조사과정에서검찰에 다시 소환됐다.동화은행 사건으로 구속됐었던 안영모(安永模)전동화은행장도 盧씨 사건 조사초기에 검찰에 다시 불려나와 조사받았다.
검찰이 동화은행.수서.한보사건등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고 미봉으로 마무리지은 바람에 사법처리까지 받았던 사람들이 치욕스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검찰청사에 다시 불려나오는 곤욕을 치르고있다. 검찰은 동화은행 사건등 조사에서 이미 김종인씨등의 계좌를 이잡듯 뒤져 혐의사실을 상당수준 확인해놓고 이를 덮었다가 다시 들춰내 소환하고 있다.盧씨 비자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위해선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당사자들을 「두 번 죽인 다」는비판도 면키 어렵다.
검찰은 또 지난해 2~5월 비밀리에 대대적으로 盧씨 비자금을캤던 것으로 알려져 그때만 제대로 했어도 이번같은 일이 없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검찰로부터 盧씨 비자금 파이프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金씨는 지난달 25일 개인사정으로 미국에 갔다가 「도피가 아니냐」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초대 대법원장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의 손자인 金씨는지난 복역을 「면죄부」로 여기고 내년 4월 총선 출마까지 검토했으나 사정이 점점 어렵게 꼬여가고 있다.
金씨는 동화은행 安전행장으로부터 2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죄로 94년 9월 징역 2년6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풀려났고 安전행장도 뇌물공여죄로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었다.
당시 동화은행 사건수사는 이원조(李源祚)전의원등이 거론되며 갑작스레 흐지부지되고 金씨와 같은 혐의를 받았던 李전의원은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내사종결」처리됐다.
91년초 수서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 5개월여만에 풀려난 鄭총 회장은 지난 4일 盧씨 비자금 조사때문에 검찰에 다시 불려나왔다.검찰은 91년 수서사건 수사를 장병조(張炳祚) 전청와대비서관과 이태섭(李台燮)씨등 5명의 국회의원만이 관련 된 것으로 마무리지었었다.
검찰이 鄭씨를 뇌물공여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자 한보측은 『같은 사건으로 한번 처벌받았는데 다시 사법처리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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