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 쇠고기 고시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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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고시한 데 대해 미국 행정부와 업계는 조심스럽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일단 한국 정부가 여론을 수렴한 뒤 협정을 이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USTR 사정에 밝은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고시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한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 행정부는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의회에서 비준받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렇지만 미 민주당 내부에 형성된 FTA 반대 기류가 상당히 강한 데다 대통령 선거에 대비한 민주·공화 양당의 선거운동 때문에 의회가 FTA를 제대로 심의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비준 전망이 그다지 밝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장 개방 결정에 대해 미 육류협회(USMEF)도 반기면서 한국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USMEF는 미 농무부와 육류 수출 회사 등이 기금을 출연해 만든 단체로, 미국산 육류의 국제무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필립 셍 USMEF 회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고품질의 쇠고기를 한국에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의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한국 축산농가 등의 우려를 의식한 듯 “미국산 쇠고기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쇠고기의 소비를 보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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