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뉴라이언킹’ 박석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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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의 새로운 4번 타자 박석민(23)은 28일 우리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다가 한대화 수석코치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한 코치는 박석민이 전날 경기 도중 상대 포수 강귀태에게 농락당해 어이없는 삼진을 당한 일을 지적했다. 전날 삼성이 8-4로 앞선 5회 1사 1,3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에게 포수 강귀태가 말을 걸었다. “이번 타석에선 승부 안 한다. 걸러 보낼 거다.”

박석민은 강귀태의 말을 그대로 믿고 한 가운데로 들어온 직구 스트라이크 2개를 그냥 쳐다만 봤다. 이어 4구째에 바깥쪽 꽉 찬 직구가 들어오자 다급한 박석민은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삼진 아웃. 한 수석코치는 박석민이 상대 포수의 유인에 당한 것을 두고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모르겠다. 그걸 그대로 믿느냐”고 질책했다. 혼이 나고도 박석민은 싱글싱글 웃었다. 4번 타자로서의 중압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생기발랄한 젊은 사자는 좋은 경험을 한 것으로 훌훌 털어버렸다.

28일 박석민은 통쾌한 솔로 홈런포(시즌 7호)로 히어로즈에 홈 12연패의 아픔을 안겼다. 이미 전날 마지막 타석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렸던 박석민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최근 물 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특히 28일엔 상대 투수의 직구(142㎞)를 그대로 밀어쳐 우중월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프로 데뷔 이후 밀어 쳐서 홈런을 만든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1군 투수들의 공에 익숙해지면서 지난해 2군 홈런왕의 면모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박석민은 29일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경기 연속 홈런 등 5월에만 6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391(23타수 9안타)에 6타점의 상승세다. 시즌 타율은 0.313로 팀 내 2위에 타점은 29개로 1위다. 홈런도 진갑용과 함께 팀 내 1위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박석민의 요즘 활약을 보면 타율 3할에 홈런 15~20개 정도는 충분히 칠 것 같다. 이 정도면 심정수가 안 부러울 정도”라고 칭찬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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