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시장>맥주-출고가는 균일 인기따라서 값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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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하이트.넥스.카스의 진짜 시장가격은 얼마씩일까.
공장출고가격은 상자(500㎖×20병)당 1만7,742원씩으로똑같다.그러나 정부 또는 제조업체 규제에서 벗어나 실제 소비자들의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이른바 덤핑시장에서의 값은 인기도에따라 천차만별이다.16일 서울청량리.영등포 일 대 속칭 「삥」시장에선 조선맥주 하이트가 한상자에 2만2,000원,동양맥주 넥스는 2만500원,진로 카스는 2만200원에 각각 거래됐다.
최근 광고공세를 적극 펼치고 있는 OB라거는 2만원선으로 가장 낮은 값에 거래됐다.
덤핑시장이 형성되는 주 원인은 제조업체의 무리한 밀어내기,유통업체의 현금마련등에서 비롯된다.세운상가에 멀쩡한 전자제품이 쏟아져 나와 대리점보다 훨씬 싼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맥주의 주 소비처인 대중음식점이나 룸살롱등에선 덤핑시장에서 물건을 사서 쓰면 과표에 잡히지 않아 출고가보다 비싼값을 치르면서도 덤핑시장을 찾는다.자연히 손님들이 많이 찾는 하이트맥주 값이 가장 비싸진 것이다.
16일 현재 하이트맥주의「삥」시장 가격은 공장출고가보다 무려24%나 높게 형성돼 있다.
상품력(商品力)의 비교우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장이다.
출고가보다 싼값에 제품이 거래된다 해서 붙여진 「덤핑시장」이란 이름은 이들 맥주에 관한한 엄밀히 따져 「프리미엄 시장」으로 부르는 것이 옳을 듯하다.
하지만 이들 4종류의 맥주외에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아이스(동양맥주).슈퍼드라이(조선맥주)등 나머지 16개제품들은 대부분 출고가 밑으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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