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항 물 맑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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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악취가 진동했던 강릉시 주문진항에는 요즘 맑은 바닷물이 흘러들어 어민들이 수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국내 최초로 주문진항에 설치된 '바닷물 교환(交換)용 방파제'가 본격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해 12월 항구에 해수 유입 도수관이 설치된 데 이어 최근 월류제(越流堤.바닷물을 흘러 넘치게 하는 제방)까지 준공돼 방파제 바깥쪽의 깨끗한 물이 안쪽으로 흘러드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해수교환 방파제는 기존의 방파제가 항만을 막는 바람에 바닷물의 유통을 차단, 항구 안쪽의 수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설치됐다.

주요 관광지인 주문진항에서는 그 동안 횟집과 활어 노점상 등에서 나오는 오.폐수가 전혀 정화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 들었다.

게다가 바닷물이 방파제안에 오랫 동안 고여 있어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가 허용 기준치인 3급수(3mg/ℓ 초과~6mg/ℓ이하) 아래로 떨어지는 등 수질 오염이 계속 심해져 왔다.

이에 따라 동해수산청은 강원도 동해안 항만 중 수질 오염도가 가장 높은 주문진항을 시범항으로 선정했다.

이어 수산청은 지난 2001년말 36억여원을 들여 해수교환 방파제 공사를 시작했다.

해수교환 방파제는 기존 방파제를 수면 아래 3m지점에서 35m 길이로 잘라낸 뒤 방파제 밖의 바닷물을 끌어 들이는 도수관 6개(가로 1.2m, 세로 1.5m )를 새로 설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졌다.

동해수산청은 "도수관을 통해 시간당 3000t의 바닷물이 항구 안쪽으로 흘러 들어 수면이 높아지면서 안쪽의 바닷물이 자동적으로 밖으로 빠져 나가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산청은 5억원을 들여 전문 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

오는 5월부터 3년간 해수교환 방파제가 수질 개선과 해양 동식물의 서식 상태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효과가 있으면 동해안 지역 다른 항구에도 추가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수산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육안으로는 수면 아래 50㎝ 정도까지만 보이던 것이 요즘에는 4~5m까지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아졌다"고 말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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