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경유 파업’ 영종도 공사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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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값 폭등의 여파로 경제자유구역 개발공사 현장까지 멈춰섰다. 덤프트럭 등 중장비 기사들이 “시공업체가 기름값을 부담해야 한다”며 6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토지공사 영종사업단 및 건설노조 인천지부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내 영종하늘도시 부지 조성공사 현장의 덤프트럭·중장비 기사들이 경유 값 폭등에 따른 운반비 인상 등을 요구하며 23일부터 6일째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의 작업 거부로 항공물류산업 위주의 자족도시로 건설되는 영종하늘도시 1∼4공구(1500만㎡)의 현장에는 굴착기 등 중장비와 덤프트럭 30∼40대가 멈춰선 채 6일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주 들어서는 인천국제공항 등 영종도 내 다른 공사 현장에서도 동참할 태세다.

전국건설노조 인천건설기계지부 측은 ▶시공사가 유류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덤프트럭 1대당 하루 25만원의 운반비 보장 ▶중간 재하청업체(장비업체)를 없애 줄 것 ▶운반비를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할 것 등을 시행사인 토지공사 영종사업단에 요구하고 있다. 건설기계노조 덤프분과 윤동환 차장은 “현재 덤프트럭 1대당 하루 27만원의 운반비를 받아도 경유 값이 하루 15만∼17만원에 이른다”며 “여기에 어음할인 비용까지 감안하면 하루 8만∼10만원 벌이도 어렵다”고 말했다. 덤프트럭 기사들은 “올해 초만 해도 하루 유류비가 8만∼9만원 수준이어서 버텨왔다”며 “어디까지 치솟을지 모르는 기름값을 시공사가 부담하는 조건이 요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GS건설·㈜한양 등 시공업체와 토지공사 측은 “운반비를 한꺼번에 급격하게 인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나머지 요구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인천시 중구 운서동 토지공사 영종사업단 앞에서 파업 집회를 열고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영종도 내 모든 현장에서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인천국제공항 제3활주로와 화물터미널 공사 등 다른 공사장의 중장비 기사들도 일부 참가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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