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파문 빨리 가라앉혀야-全經聯 자금담당임원 긴급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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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내년 경제가 더 문제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금융시장 개방등으로 어차피 어려워질 수밖에 없지만 총선이 더 큰 복병이다.』『최소한 정치논리에 경제가 희생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이번 비자금 파문은 규제완화의 새로운 계기가■되어야 한다.』 14일 아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삼성.현대.LG등 주요 그룹의 자금담당 임원 14명을 긴급 소집해 연 「경기동향 점검」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은 우려의 목소리다.
전경련은 회의 결과 ▶이번 비자금 파문이 해외에 널리 알려지면서 이미 기업마다 수출 및 해외투자.해외건설수주등 해외영업활동에 타격을 받기 시작했으며 ▶특히 시설투자 마인드는 내년에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이날 회의에서 보고한 「96년도 30대그룹 시설투자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투자액 증가율은 올해 39.8%(전년대비)보다 크게 둔화된 23.2%에 머무를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결과는 그러나 비자금 파문이 일기 직전인 지난달 중순에 실시됐던 것으로 비자금 파문이후 각 그룹이 투자계획을 다시하향조정하는 분위기여서 실제 내년 투자 증가율은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경련측은 설명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경기가 이미 하강국면에 접어든데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외에 ▶비자금 파문까지 겹치면 내년도 경영계획을 제대로 수립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주가하락으로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고,해외자금 조달여건도 나빠졌으며,해외거래선들이 우리의 수출가격에의구심을 나타낼 정도로 해외영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그룹총수 소환등 정치.사회적인 파장이 장기화 되면서 임직원 사기가 떨어지는 것도 기업활동 위축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참석자들은 이에따라 비자금 파문이 하루빨리 가라앉아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돼야 하며 이같은 파문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행정규제완화등 제도적 장치가 강력히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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