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정의 무대" 삼풍생존자 출연 장면 삭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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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2일 방송된 MBC-TV 『우정의 무대』중 당초 방영 예정이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 박승현.유지환양.최명석군 출연부분이 완전 삭제됐다.지난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천안 중앙소방학교를 찾은 『우정의 무대』는 이들 3명을 출연 시켜 10월말 녹화를 마쳤다.그러나 녹화 직후 『삼풍유가족들의 심기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자체판단에 따라 이들 출연부분이 삭제된 것. 이는 지난 8월11일 MBC-TV 『주병진 나이트쇼』에 박승현.유지환양이 출연한 뒤 삼풍유가족들이 『삼풍사건을 희화화했다』며 방송국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또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까지 받았던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출연부분의 완전삭제는 MBC측의 지나친 몸조심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우정의 무대』에서는 이들 3명이 자신을 구조해 준 소방대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삼풍유가족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하는 장면 등은 문 제의 소지가거의 없어 완전삭제는 이해하기 힘든 처사라는 지적이다.제작진도삭제지시가 내려진 뒤 『소방관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사기를 높여준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춰볼 때 생존자 출연부분 중 오락성이 전혀 없는 부분은 살려야 한다』 며 삭제지시를 내린 측에 대해 설득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결국 9일의 최종편집에서 완전 삭제됐다.이들 생존자 출연부분 삭제소식을 접한 한 소방관은 『MBC측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들이 전파를 탔다면 전국 소방대 원들이 보다 큰 보람을 느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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