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 “KAIST와 통합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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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부가 밀어붙여 온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KAIST의 통합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KAIST가 내놓은 통합안과 교육과학기술부의 협상 중재안을 생명공학연구원이 27일 전면 거부하기로 하는가 하면 연구원 노조가 연일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이공계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대학에 통합시키려는 첫 시도가 벽에 부닥쳤다.

이상기 생명공학연구원장은 27일 대전 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생명공학연구원을 대학 부설로 축소하려는 시도는 산업 발전에 역행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KAIST와 교과부가 내놓은 통합 협상안은 생명공학의 발전이나 국가 과학기술 비전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산학연 협력의 구심체로서 생명공학을 전담하는 국책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생명공학연구원 노조도 KAIST와 교과부 청사 앞에서 번갈아 통합 반대 시위를 벌여 왔다.

두 기관의 통합 추진 사실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15일 서남표 KAIST 총장이 생명공학연구원을 방문해 통합을 제안하면서부터다. 교과부도 두 기관의 통합을 독려했다. 두 기관의 간부를 불러 통합 착수를 강하게 요청하는가 하면 ‘학연협력 우수 모델’로 두 기관 통합이 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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