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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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찰은 31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소환조사 사실을 발표한뒤 분야별로 도상연습을 실시하는등 건국이래 첫 전직 대통령을맞을(?)준비를 하느라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문영호(文永晧)중수부 2과장을 주축으로 한 수사실무팀은 신문사항등 수사기법을 재점검하고 대검간부들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경호에 대비하는 한편 식사.의전.취재등 분야별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검찰은 연희동에서 서초동 대검청사까지 경찰이 盧씨를에스코트해오면 윤주천(尹柱天)대검사무국장과 민병인(閔丙仁)총무과장이 현관에서 그를 영접하고 청원경찰 40여명을 동원,일반인의 근접을 차단할 계획.
盧씨는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한뒤 검사장급이상 간부만 이용하는 귀빈용 승강기를 타고 7층 중수부장실로 올라가 안강민(安剛民)중수부장과 차를 들며 10여분 환담한뒤 11층 조사실로 올라가 조사받게 된다.
청와대 경호실 소속으로 연희동에 파견중인 경호원 10여명은 연희동을 출발,대검청사 승강기를 탈때까지 계속 따라 붙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할 서초경찰서는 학생들의 돌발적인 시위등에 대비해 전경 4개중대 400여명을 동원,청사외곽경비를 펼칠 예정.
…검찰은 盧전대통령의 출두때 내외신기자 300여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혹시라도 취재과정에서 盧전대통령이 부상하는등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그러나 검찰은 31일 오후10시부터 盧씨 조사가 끝날때까지 외부인의 청 사출입을 금지하기로 해 지나친 과민경호가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특히 현관 외부에는 폭 7,길이 25가량의 포토라인이 설정돼 기자들은 포토라인 밖에서만 취재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현관 내부에서도 엘리베이터까지 폭 4,길이 10 정도의 포토라인 밖에서만 취재가 가능토록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통보.
…安부장은 『盧전대통령은 검찰에 나오더라도 피의자 신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는데 『피의자는 고소.고발이 있거나 수사기관이 인지한 사건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내사자 또는 참고인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보충설명.
그러나 安부장은 『1차 소환에서 검찰 수사결과와 진술에 차이가 날경우 계좌추적등 확인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2차 소환날짜는다음주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신병처리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임을 암시.
…盧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진술내용을 확인한후 마지막 장에 서명과 함께 도장을 찍게되며 페이지가 바뀔 때마다 간인을 찍어야 한다.
도장이 없으면 우측 엄지손가락으로 무인을 찍는다.
조사때의 호칭은 「노태우씨」「참고인」「대통령」등 세가지가 검토됐으나 아직은 참고인 신분인 점을 감안해 「대통령」으로 부르기로 결정.
조사 장소는 대검 11층에 위치한 특별조사실로 얼마전 최낙도(崔洛道).박은태(朴恩台)의원이 이곳에서 조사받았다.
…검찰은 盧씨의 식사문제도 고민해왔는데 그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집에서 식사를 준비해올 가능성도 있으나 그냥 출두할 경우구내식당에서 특식을 배달시켜 조사실에서 들게 할 계획.
검찰은 또 만일의 경우에 대비,의료진을 대기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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