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비리지도자 어떻게 처리했나-제3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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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때 남미.아프리카등 제3세계 정치지도자 부패는 이 지역의 상징처럼 여겨졌다.대개의 경우 구조적 문제다 보니 국내의 깨끗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해 망명지에서 암살되거나 재망명하는등 우여곡절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니카라과의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대통령은 79년 유혈내란으로 축출된뒤 1년 만에 망명지인 파라과이에서 숨졌다.니카라과인으로보이는 무장괴한들의 총격 때문이었다.33년부터 46년동안 정권을 잡은 그는 2억5,000만달러 이상을 챙겨 달아났지만 1년만에 최후를 맞았다.
「식인독재자」로 유명한 중앙아프리카의 장 베델 보카사대통령은황제 취임식에만 수천만달러를 쓰는등 각종 기행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그러나 79년 황제자리에서 축출된뒤 프랑스에서는 비참한 망명생황을 보냈다.세계 각국에서 그의 재산을 동결시켰기 때문.수돗물 값을 물지 못해 수도가 끊기는등 곤욕을 치르자 『많은 국민들은 내가 황제를 포기하고 대통령으로만 남으면 나를 열렬히 환영할 것』이라며 자진 귀국하는등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86년 귀국 즉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93년 특사로 풀려나 또다시 망명길에 올랐다.아프리카 독재 3인방중 우두머리인 우간다의 이디 아민 대통령도 79년 망명길에 올랐다.유럽등지를 전전하던 그는 최근 사우디왕실의 호의로 제다시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지만 최근 매달 8,000달러의 수당이 적다며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
지난해까지 멕시코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초대 사무총장에 의욕적으로 도전했던 카를로스 살리나스 멕시코 대통령도 친.인척의 권력형비리에 연루돼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했다.현재 보스턴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 지만 일체의언론접촉 없이 낭인생활을 하고 있다.
파나마의 철권 통치자 노리에가 장군은 마약밀매등으로 수십억달러를 외국에 빼돌린 것이 문제가 돼 강제퇴진당한뒤 미국법정에 서는 수모를 당했다.81년부터 파나마의 최고권력을 장악해온 그는 파나마 주재 교황청 대사관에 은거하다 미국으로 압송됐다.미국 법정에서 120년의 구형과 실형 40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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