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비' vs 현대 '높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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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배구'KT&G V-투어 2004'챔피언결정전이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작된다. 남자부는 삼성화재 대 현대캐피탈, 여자부는 현대건설 대 도로공사다. 5전3선승제다.

객관적 판도는 V-투어(수퍼리그 포함) 8연패에 도전하는 삼성화재, 5연패를 노리는 현대건설의 우세다. 하지만 스포츠엔 늘 이변이 있다. 특히 40년 지기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대결은 흥밋거리다.

▶친구이자 경쟁자

김호철 감독 부임 초기 신치용 감독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대는 못 올라오게 할거야"라고 말했다. 김감독도 "삼성이 강한 건 멤버가 좋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나란히 서면 우정, 마주 서면 경쟁자다. 김감독은 4강도 어렵다던 팀을 지옥훈련과 데이터 배구로 결승까지 끌고 왔다. 그러나 신감독의 삼성에는 일곱번 모두 졌다. 이번에 최소한 한 경기 이상은 뺏겠다고 그는 벼른다.

▶높이와 수비

현대의 위력은 '높이'다. 주전 평균 신장 1m97㎝. 삼성화재(1m91㎝)보다 손가락 길이만큼 높다. 반면 삼성의 강점은 '수비'다. 코트를 뒹굴며 공을 받아내는 능력이 독보적이다. 서브 위력이 엇비슷해진 남자배구에서 결국 승부는 좋은 수비와 높은 블로킹 중 어느 쪽이 더 위력을 발휘하느냐에서 갈린다. 서로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는 양팀이 어떤 전략으로 나올 것인가.

▶코트냐 '닭장'이냐

경쟁은 팀 안에서도 있다. 주전 경쟁이다. V-투어 초반 삼성화재 이형두와 현대캐피탈 박철우 등이 높이 날았다. 그러나 중반 이후 이들의 자리는 신진식.후인정 등에게 넘어갔다. 라이트 최강 삼성에서는 김세진과 장병철이, 센터 천국 현대에서는 방신봉과 윤봉우가 감독의 호명만 기다리고 있다. 누가 코트에 서고, 누가 닭장(후보선수 워밍업박스)에 들어갈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의 하나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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