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파문-검찰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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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은 27일 대검은 김기수(金起秀)총장 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수사방향을 논의하는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金총장은 이날 오전 총장실에서 TV를 통해 담화발표를 지켜본후 『비자금의 총규모와 구체적인 조성경위를 밝혀가고 있는 검찰수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만 말하고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
…검찰이 동화은행 본점에서 찾아낸 818억원 계좌는 청송회.
한무회.동백회.용마회.일송회.예성회등 6개 가명으로 개설돼 「이호경」명의 인감을 사용해 왔는데 인감도장은 이현우(李賢雨)전경호실장이 소지하고 있었다고.
특히 이들 계좌중 93년2월 개설돼 아직 151억원이 남은 「예성회」계좌를 제외한 나머지 5개는 90년6월부터 92년2월사이에 개설돼 91년2월과 92년3월 정확히 두차례에 걸쳐 전액 인출된 것으로 확인.
검찰 주변에선 『3당 합당과 14대 총선을 전후해 인출된 점에 비춰 이 돈 대부분이 정치인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고 분석. …그동안 비자금의 규모파악에 치중해 왔던 대검은 盧전대통령의 담화발표로 비자금 규모의 윤곽이 드러나자 이제부터는 구체적인 조성경위와 사용처 수사를 통해 비자금 성격및 혐의여부를 가리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방침.
또 盧전대통령이 자진출두의사를 공식표명함에 따라 구체적인 조사방법과 시기,조사담당검사 결정등 조사계획마련에 착수.
이와함께 盧전대통령이 주로 기업인들의 성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이들의 소환조사문제에 대해서도 본격적인검토작업에 착수.
…검찰은 盧전대통령의 담화발표와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총재의 20억원 수수시인등 수사를 도와주는 비자금관련자들의 공식확인이 잇따르자 아무튼 환영하는 분위기.
대검의 한 검사는 『盧전대통령의 담화로 검찰수사가 한결 짐을덜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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