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수시 논술, 영어 지문 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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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희대가 2009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영어 지문을 활용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한국외국어대도 수시 모집 논술에서 영어 지문을 출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대입자율화 방침에 따라 논술 가이드라인이 폐지된 데 따른 것이다.

경희대는 수시2-1의 교과우수자Ⅰ 전형에서 논술 시험을 치르는데 이 중 인문계 논술에서 전체 10~12개의 제시문 가운데 1개가량을 영어 지문으로 출제할 계획이다. 경희대 정완용 입학처장은 “서울과 수원 캠퍼스를 합쳐 인문계는 700여 명이 교과우수자Ⅰ 전형으로 선발된다”며 “고교 교과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출제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의 교과우수자Ⅰ은 전형 모집인원의 30%를 논술 100%로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는 학생부(40%)와 논술(60%)을 합산해 뽑는다.

한국외대는 수시2학기의 ‘외대프런티어Ⅰ·Ⅱ’ 전형에서 논술 시험을 치른다. 허용 외대 입학처장은 “제시문 3~4개 중 1개 정도를 영어 지문으로 출제할 방침”이라며 “인문계 논술에 영어 지문 출제는 사실상 확정됐고 자연계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외대프런티어 전형에서는 자연계와 인문계에서 500여 명씩을 선발할 예정이다. 외대프런티어Ⅰ 전형은 학생부(60%)와 논술(40%)로, Ⅱ전형은 논술(100%)로 5배수를 뽑은 뒤 면접(50%)과 논술(50%)로 선발한다.

논술 가이드라인은 2005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논술고사가 본고사처럼 시행되는 것을 막는다며 만든 것이다.

대학들은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어 지문▶단답·선다형 문제▶수학·과학의 풀이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등을 낼 수 없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학입시 관련 업무가 정부에서 대학교육협의회로 넘어가면서 최근 일부 대학 사이에 논술 영어 지문 출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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