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스타크’로 더 떴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이달 초 서울 남대문로 STX그룹 본사 사옥에서 열린 신입사원 면접 시험장. 지원자 김모(27)씨는 “우리 회사를 어떻게 알게 됐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STX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 ‘STX SouL’을 통해”라고 답했다. 지원자 상당수가 ‘STX SouL’을 익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인사팀 채용 담당자들은 적이 놀랐다. “젊은이들의 선호 종목을 활용한 e-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절감했어요.”

조선·해운업체와 프로게임의 만남.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조합’이라는 사내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STX그룹은 지난해 3월 프로게임단 ‘STX SouL’을 인수했다. 정보기술(IT) 업종이 아니고 일반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도 아닌 STX에 프로게임단이 큰 도움이 되겠느냐는 중론이었다.

하지만 경영진은 ‘신생 STX가 젊은 느낌을 주려면 그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며 인수를 결심했다.

20여 명의 게임단 운영에 드는 비용은 연간 10억원 안팎이다. 프로축구단 운영비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효과는 그 이상이라고 자체 판단하고 있다. 진영수 등 선수 셋은 프로게임 개인 랭킹 20위권 안에 들어 젊은 층 사이에 이름이 있다. 팀도 지난해 리그전에서 4강까지 올랐다. 프로게임단의 활약은 회사 이미지와 지명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온라인 채용정보 사이트 잡코리아가 최근 실시한 ‘대학생이 선정한 이미지 좋은 그룹’ 조사에서 STX는 7위에 올랐다. 프로게임단이 회사 홍보에 크게 기여하자 회사도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강덕수 회장은 이달 초 감독과 선수단을 초청한 오찬 자리에서 “여러분이 우리 회사의 로고를 가슴에 단 뒤 STX라는 이름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젊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격려했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