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치히 시위 TV영화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지난 89년 베를린장벽 붕괴의 원동력이 됐던 옛동독 라이프치히의 월요데모를 영상화한 TV영화 『니콜라이 교회』가 독일전역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에서는 장벽 붕괴전인 89년 5월부터 평화를 위한 촛불기 도집회가 열렸으며 이는 곧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여자 건축가인 아리스티트 집안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엮어진 서사극 『니콜라이 교회』는독일 통일과정을 실감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제목을 가진 에리히 뢰스트의 소설을 프랑크 바이에르가 2부작으로 TV영화화한 이 작품은 지난 17일 독불합작문화 전문채널인 「아르테」에서 방영됐고,25일과 27일 공영제1 ARD방송에서도 상영될 예정.
이 작품은 동독사회의 조직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 지난 88년부터 시작되며 동독 민주화를 강력히 요구한 라이프치히 데모에서정점을 이룬다.
동독 인민경찰청장인 여주인공 아리스티트의 아버지 알베르트 바허가 죽으면서 아리스티트가는 붕괴되기 시작한다.도시계획 관련 일을 하던 아리스티트는 정신착란증세를 가진 상관에게 반항하다 당으로부터 쫓겨난다.
알콜중독자인 남편과의 결혼생활도 파탄에 이르고 그녀의 딸 질케는 가출했다.결국 아리스티트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기에 이른다.
비정치적인 가족사의 중간중간에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반정부시위가 삽입되고 있다.
이 작품은 TV에 방송되기전 옛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와 서독지역인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사회를 가졌는데 반응이 달랐다.
작품의 주 무대가 됐던 라이프치히의 경우 많은 인파가 몰려든반면 프랑크푸르트 영화박물관에서의 시사회는 분위기가 썰렁했다고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지는 전하고 있다.
통일 5년이 지난 지금 동.서독인들간의 관심이 그만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