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통신원현장리포트>유료 음성정보 700번 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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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혼자 사는 여자,사건현장 25시 법」「X세대게임,이브를 찾아라」「말못할 성인문제,확실한 법 개인교수」「아찔!공포체험」「청학봉 운세」….
온갖 자극적인 광고문구를 앞세운 각종 음성정보서비스가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30초당 50~120원에 제공되는 이 음성정보들은 모두 700국으로 시작,흔히 700서비스로도 불리는데 다이얼만 돌리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 내용 의 건전성과관련,학부모들의 우려섞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서울에만 총1,130개가 서비스되고 있는 음성정보전화중비교적 이용자가 많은 운세보기.연애문제.여성의학.말못할 성인문제.공포탐험.대입정보.뉴스재방송 등 40여개 서비스를 본지 주부통신원들이 꼼꼼히 체크했다.
통신원들은 점검 결과 우선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광고문구와 달리 상식에 어긋날 정도로 음란하거나 비윤리적인내용은 별로 없었다고 보고했다.이는 유료 전화정보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시작하기전 내용을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 신윤리위원회에의해 사전심의받기 때문.윤리위원회 강성민(康成敏)부장은 『사전심의 말고도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문제가 될만한 서비스의 유통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보내용이 비싼 통화료를 지불하고 들을만한가 하는 유용성 부문에서는 통신원 대부분이 회의적인 반응.▶내레이터의 말이 지나치게 늘어져 필요한 정보를 다 들으려면 짜증난다(정승혜씨)▶공포체험서비스의 경우 내용은 별것없이 배경음 악만 음산하다(이혜은씨)외에도▶한 항목을 듣다가 다른 항목으로 넘어가려면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및 전화료가 낭비된다(정승혜.김경애씨)는 지적도 많았다.
박완정씨가 점검한「기막힌 성인문제」「사건현장 25시」등 생활법률정보의 경우「약혼문제」「이혼문제」등 아이템당 평균 20분이넘게 소요돼 이용료(30초당 120원+기본 통화료)는 5,000원이 넘었다.
최근 가장 인기있다는 운세 전화들은 서비스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스포츠지 운세보기와 대동소이,맞으면 좋고 틀려도 상관없는 수준이라는 소감(박영희씨)이다.연애심리 관련정보를 들어본 김경애씨는 『엉성한 구성의 내용이지만 그나마 한 항목을 듣는데 최소 10~15분이 걸렸다』며 어른이 듣기에는 유치하지만청소년들에게는 나름대로 어필할 것 같아 그게 더 걱정스럽다는 견해. 청소년상담.대입정보 등을 점검한 최은령씨는 『신체콤플렉스.가정문제.성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어,하소연할 곳 없는 고민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일종의 돌파구 역할을 할 것 같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대입정보도 비교적 구체적인 가이드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큐테스트같은 것은 『아무렇게나 응답했는데도 「놀라운 아이큐」라는 결과가 나오는 등 신뢰할 수 없다』(이돈아씨)는 평이다.
지나간 뉴스를 들려주는 서비스들은 「MBC뉴스데스크」를 눌렀는데 그 시간에 방영한 야구중계가 나오는 등 시스템상의 허점이드러났다(이혜숙씨).결론적으로 700서비스들은 사전심의제 덕분인지 크게 물의를 빚을 만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 았지만 정보의유용성및 적정한 요금이라는 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중론이었다.『특히 꼭 필요한 정보를 짧은 시간에 들을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통신원들은 입을 모았다.
〈취재통신원명단:김경애.정승혜.박완정.이혜은.최은령.박영희.
이혜숙.이돈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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