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공화당 입당 포석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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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내년도 미국 대선의 다크호스 콜린 파월 전 미합참의장이 마음을 정한 것같다.출마선언은 다음달로 미뤄놓았지만 공화당 후보로나서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카드라는 전략은 세운 듯하다.공화당 후보로 나가면 당선이 쉽겠지만 당을 새로 만든다 면 싸움이 힘들 것이라는 각종 여론조사도 있는 판이다.
그가 슬며시 공화당 화법(話法)을 연습하기 시작했다.공화당 말(馬)을 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파월은 자서전 『나의 미국여행』홍보순방을 막 시작했을 때는 공화당이 추진중인 의료보험 개혁안이 소수계 인종에 타격을 준다는 이유로 몇가지 반대의견을 냈다.그런데 지난주 TV에 나와 개혁안에 담긴 실천의지를 높이 치켜세웠다.
최근들어 연설이나 서명회 같은 여론 접촉에서 미국의 위대한 정신과 가정의 가치를 강조하는 모습도 분명 「공화당적」이다.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있었던 흑인 100만대행진에도 초청받았으나 주최자인 루이스 패러컨의 인종차별적 성향을 공 개적으로 지적하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진보나 민주당 노선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태도다.민주쪽이냐 공화쪽이냐를 비교적 쉽게 판가름할 수 있는 낙태문제에 대한 입장을 답변하는데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는 원래 낙태옹호론자로 알려져 있으나 『낙태권리를 지지하지만개인적으로는 낙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변신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지만 옷은 공화당 것으로 갈아입어야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그의 한 보좌관은 파월이 「보수적 견해를 잘 표현하는 요령」을 배우기 위해 이미 공화당 중진 몇몇으로부터 레슨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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