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상용차 설비·부품 대량 유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최근 민간에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옛 삼성상용차의 생산설비와 부품이 무더기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상용차의 설비 매입에 참가한 한 업체는 25일 "2000년 12월 파산 이후 주요 설비 및 부품들이 공장 외부로 대량 유출됐다"며 "필요하면 관련자들의 녹취록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삼성상용차의 부지 및 설비가 법원경매를 통해 대구시에 팔리기 이전 주채권자(KDB론스타)와 조건부 설비인수 가계약을 맺고 설비항목 등을 점검해 왔다.

이 업체에 따르면 공장 가동 중단 이후 무단으로 유출된 설비는 금형 70여세트와 대형 부품검사기구 10여세트, 3차원 측정기 및 금속현미경 등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무단 유출은 2002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이 중 일부는 대구시 달서구의 한 야적장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상용차 공장의 유지.보수를 맡아 온 D업체 측은 "공장이 폐업되기 이전 파업 등으로 혼란했고 파산 이후에도 소유 및 관리 주체의 변동이 잦아 일부 품목이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금형 등은 협력업체가 사용하던 것이어서 가동이 중단되면서 옮겨진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작년 11월부터 공장부지 및 설비를 매입해 관리하고 있는 대구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파산 이후 3개월여동안은 제대로 된 관리 주체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파산재단이 설립된 이후에는 대형차 설비들을 중국에 매각한 것 외에는 유실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