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경찰관 할머니 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 트레일러에서 떨어진 14t 철판 코일을 순찰차로 막은 인천 남동경찰서 만수지구대 김형태 경장이 파손된 순찰차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죽음을 무릅쓴 경찰관의 기지가 할머니의 목숨을 구했다. 트레일러에서 떨어진 대형 철판 코일이 할머니를 덮치려는 순간 순찰차로 들이받아 참변을 막았다.

25일 오전 5시10분쯤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간석네거리. 25t 트레일러가 간석시장에서 만수동 방향으로 달리다 신호가 바뀌자 급제동했다. 이때 트레일러에 실려 있던 무게 14t(지름 2m.폭 1m)짜리 철판 코일의 고정 와이어가 끊기면서 굴러떨어졌다. 코일은 35m를 굴러 횡단보도를 건너던 朴모(78.여)씨에게 돌진했다.

마침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인천 남동경찰서 만수지구대 순찰차 운전자 金형태 경장이 이를 발견했다. 金경장은 급히 중앙선을 넘어 차를 몰아 철판 코일과 충돌, 방향을 바꾸게 만들었다. 朴씨 눈앞에서 순찰차와 충돌한 코일은 32m를 더 굴러가 인근 주유소 앞에서 멈춰섰다.

순찰차는 오른쪽 앞 부분이 크게 부서졌으나 다행히 金경장은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다. 金경장은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철판 코일이 할머니를 향해 돌진하고 있어 급한 마음에 순찰차로 들이받았다"며 "시민에게 봉사하는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목격자 신창수(48)씨는 "당시 할머니가 앞만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기 때문에 순찰차가 조금만 늦었어도 끔찍한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