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장악.위협한 중학교 폭력서클"의리파"19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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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종로경찰서가 13일 적발한 A중학교 폭력서클 「의리파」는일그러진 청소년 세계의 축소판이었다.경찰에 검거돼 입건조사중인학생만도 19명.최근 몇년동안 붙잡힌 가장 큰 학교내 폭력서클인 셈이다.
특히 15세밖에 안되는 이들은 어른들의 폭력세계를 그대로 모방,위계질서나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행동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3학년인 L군은 지난 3월 이 학교내 3개 조직을 힘으로 통합해 「의리파」를 조직한 뒤 자신을 두목(일명 짱),K군과 O군을 부두목(일명 투짱)으로 각각 선출했다.「서로 죽을때까지 변치말자」는 행동강령을 작성해 나눠가졌다.
특히 이들은 심야에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단합을 과시하는 소주파티를 가진 뒤 「활동」에 착수했다.조직의 위세를 과시하기위해 속칭 교내 「꼬마어깨」들을 제압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킥복싱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리파」 애들이 괴롭히기 시작했어요.두목에게 반말했다는 것이었지요.』 A군은 교내 으슥한 교내에서 조직원 7명으로부터 나무걸레자루로 집단 구타당했고 B군은 『교사 아들이라 건방지게 군다』는 이유로,올해초 전학온 C군은 「짱」을 자칭하고 돌아다녔다는 이유로 이들로부터 몰매를 맞았다.
『이들을 두려워한 많은 학생들이 정문을 피해 담을 넘어 등교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빼앗겼다는 한 학생은 경찰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지난 3일에는 학생들로부터 70여회에 걸쳐 금품을 뺏은 서울 J중 폭력조직 「떼거지」파가 적발됐다.
11일 경찰에 붙잡힌 서울 H중 폭력서클 「일진회」 조직원 16명은 선배들로부터 각목.주먹등으로 구타당한 뒤 상처에 파스를 붙이는 「신고식」까지 치러 철저하게 성인 폭력조직을 흉내내온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이처럼 학원 폭력은 심 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경찰은 지난달부터 한달동안 학원폭력 단속결과 전국에서 3,983명의 학원폭력사범을 검거했고 112개 폭력서클을 단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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