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골퍼엔 명 캐디-삼성 월드챔피언십 저마다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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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골퍼는 로봇이고 캐디는 로봇을 조정하는 리모컨이다」.
캐디 역할의 중요성을 뜻하는 말이다.즉 선수는 단지 골프채를휘두르는 기계일뿐 거리계산이나 클럽선택은 캐디의 판단에 따르고있다는 것이다.12일부터 15일까지 파라다이스CC에서 열리는 95삼성월드챔피언십여자골프대회(삼성.미LPGA 공동주최,중앙일보 후원)에 출전키 위해 이곳에 도착한 당대 최고의 골퍼 15명은 10일 각각 자신들의 캐디를 대동하고 연습라운딩에 들어갔다.선수들이 동반한 캐디는 모두 전문캐디들로서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야디지휠(바퀴가 굴러가면서 거리를 측정하는 기계)로 코스길이를 정확히 재고 야디지북에 일일이 기록했다.
즉 과학적인 코스공략도를 만드는 일이 그들의 첫번째 임무다.
단순히 골프백만 운반하는 「짐꾼」에 불과한 국내선수들의 캐디와는 그 역할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전문캐디가 없는 국내선수들의거리표시 마크나 걸음으로 대충 거리를 계산하는 「원시적」방법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이들 전문캐디는 선수들의 경기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를 제공해주는 외에 선수들의 스윙자세를 교정해주는 코치역할도 하고 있다.
이같은 과학적 골프는 실제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난다.외국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홀컵을 공략할 때 비록 공의 방향이 좌우로 빗나가는 경우는 있으나 짧거나 긴 경우는 극히 드물다.
40~50년대를 풍미했던 벤 호건이 캐디에게 거리를 물을때 몇㎝까지 요구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지난 4월부터 도티 모크리(미국)와 짝을 이룬 캐디 랠프 스카린치는 『보통 보수는 선수의 상금액 10%정도』며 『선수의 성적이 좋을 경우 보너스도 있어 연간수입이 20만달러를 넘는 캐디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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