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아시아 고도성장 내년에도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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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내년에도 일본경제는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고 미국은 잘해야 완만한 성장을 유지하는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아시아경제는 다르다.아시아의 고도성장 신화는 96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의 선진국 소비시장들은 흔들리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들이 고도성장을 계속 구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상호 교역및 투자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어네스토 퍼니아는 『세계 다른 지역에 대한 의존도,특히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뚜렷이 줄고 있다』고 강조한다.
선두그룹에 속하는 10개 아시아 개도국의 상호 교역비중은 85년 19%에서 93년현재 26%로 높아졌다.지역내 상호 투자는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등 이른바 「아시아의 네마리 용」에의해 주도되고 있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태국등 후발개도국들에 대한 외국인투자중 네마리 용의 비중은 10년전 14%에서 지난해 거의 50%로 급증했다.반면 미국의 비중은 19%에서 6.8%로 격감했다.
ADB는 아시아의 31개 개발도상국들이 올해 7.6%에 이어내년에도 7.4%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고도 성장의 뒷면에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가장 큰 문제는 과열로 치닫고 있는 경제를 어떻게 진정시킬까 하는 점이다.이에대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아직도명쾌한 정책적 해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크레디트 리요네증권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짐 워커는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제 능력을 넘어선 과열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경제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노동시장에서의 수요초과는 가파른 임금상승을 초 래하고 있다.임금상승은 다시 물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들이 대표적인 경우다.정치문제 또한 경제에 주름살을 주고있다.많은 나라들이 아직 군부(軍部)의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다.
특히 중국 군부가 대만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 보여주고 있는 무력시위는 이 지역에 긴장을 불어넣고 있다.
아시아 지역내 상호 교역및 투자가 확대되고 있긴 하지만 선진국들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무시하기에는 분명 아직 이르다.ADB는 96년의 아시아 경제성장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만약 미국과일본이 성장 예상치에 못미치면 이를 0.5%포■ 트 정도 하향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토를 달았다.특히 대만과 말레이시아는 선진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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