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파크' 7조원 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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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방국세청 부동산 투기 단속반원이 24일 서울 공평동 한미은행지점에서 시티파크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1인 다수청약자’를 가려내기 위해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시티파크 청약 열풍이 이틀째 이어졌다. 청약 접수를 받는 한미은행 서울과 수도권 193개 지점은 청약 마지막 날인 24일에도 새벽부터 청약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시티파크의 청약 증거금은 7조원, 청약 인원은 2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청약인파로 인산인해=서울 중구 한미은행 다동 본점에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청약자들이 줄을 섰다. 은행 측은 오전 7시부터 대기 번호표를 나눠준 뒤 평소 개점시간보다 40분 이른 8시50분부터 접수를 받았다. 본점 영업부 홍명희 부부장은 "어제는 2100여명이 몰렸는데 오늘은 이보다 2배 정도 많다"고 말했다. 대구.부산.대전 등 지방에서 '원정 청약'온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50대 주부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선 청약을 받지 않아 아침 첫차를 타고 왔다"며 "조망권과 역세권을 갖춘 보기 드문 유망단지로 웃돈이 많이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약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지점은 청약 신청서가 동나자 긴급 주문하는 일도 벌어졌다. 주부 車모(38.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대기 번호표를 받는데 2시간, 청약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데 5시간이 걸렸다"며 "당첨은 고사하고 청약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막판 눈치작전도 치열했다. 이날 오후 강남구 한미은행 지점에서 만난 40대 회사원은 "한강과 공원 조망이 좋은 50~60평형대를 신청하려다가 청약자가 너무 많아 40평형대로 급히 바꿨다"고 전했다. 당첨되면 분양권을 곧바로 팔겠다는 청약자가 많아 계약을 전후해 전매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중개업자들은 내다봤다.

◇사상 최고 청약금.청약경쟁 기록=시티파크 청약자는 아파트가 21만여명, 오피스텔이 4만여명이며 청약금(아파트 가구당 3000만~5000만원, 오피스텔 실당 1000만원)은 7조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인기 평형 청약 경쟁률은 400대 1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청약 증거금이 가장 많았던 주상복합아파트는 지난해 5월 분양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더샾 스타시티로, 1177가구 모집에 8만9040명이 몰려 청약증거금은 2조6940억원이었다. 그동안 주상복합아파트의 최고 청약경쟁률은 2002년 11월 분양된 서울 잠실 롯데캐슬골드로 평균 248대 1이었다.

◇집값에 영향 미칠까=대부분 전문가는 시티파크 청약 열풍이 기존 아파트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다음달부터 계절적으로 비수기로 접어들어 아파트값이 다시 오르긴 힘들다"며 "오히려 국지적인 청약과열에 따른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갑.서미숙 기자<wkpark@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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