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도시 확산 … 양계업 큰 타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도시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주로 농촌에서 발생했던 2003, 2006년보다 소비자의 불안감은 더 크다. 인체 감염 공포가 겹쳐서다. 양계업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일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농협 4대 매장의 하루 닭고기 매출이 한 달여 만에 76% 줄었다고 밝혔다. AI 발생 전인 지난달 1일 1483만원이던 매출이 지금은 363만원이다. 오리고기 매출은 19% 감소했다. 양계업계는 총매출이 예년보다 1000억원 이상 준 것으로 추정했다. 도심에서 소규모로 키우는 닭·오리는 할인점에서 파는 생닭이나 튀김닭 배달업소와는 무관한데도 막연한 불안감이 퍼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비상이다. 치킨외식산업협회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가금산업발전협의회는 13일 서울 롯데호텔을 시작으로 전국 7곳에서 세미나를 열고 안전성 홍보에 나선다. 문정진 사무총장은 “국내에서 AI에 걸린 사람은 없으며 닭고기를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며 “의심 환자를 섣불리 발표해 소비자를 불안하게 한 질병관리본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겨울 중심의 방역을 4계절로 확대하고, 위생 사각지대인 소규모 농장·식당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서울시는 11일 광진구에 이어 송파구 장지·문정지구에서 A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염성이 강한 고병원성인지는 12일 알 수 있다. 이 지역 36개 비닐하우스에선 8000여 마리의 닭·오리를 무허가로 키우고 있다. 서울시는 송파구뿐 아니라 서울시 전역에서 소규모로 키우고 있는 가금류 1만5000여 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고병원성 AI가 강서구 대저동 오리농가에서 발생했다. 도심인 해운대구 반여동에서도 신고가 접수됐다.

김영훈·최선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