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눈>무공해 소각장이 해결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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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쓰레기 전쟁이 또 시작됐다.군포시가 쓰레기소각장 건설부지 선정 약속 위반으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에 쓰레기를 버릴 수 없게 됐다.시흥시와 서울송파구는 1주일간 쓰레기 반입금지 처분을받았다.감시업무를 맡은 김포의 수도권 쓰레기매립 지 주민대책위의 결정이다.
일본에서도 지난 71년9월 군포시와 유사한 사태가 일어났었다.도쿄(東京)都 쓰레기매립지가 위치한 고토(江東)區의회가 스기나미(杉竝)區의 쓰레기 반입 금지조치를 내렸다.스기나미區가 주민반대로 소각장 건설기한을 어긴데 대한 보복조치였 다.
중재에 나선 도쿄都는 쓰레기 전쟁을 선언,전구(全區)에 소각장 건설을 적극 추진했다.그 결과 현재 40개 소각장이 가동중이다.도쿄都의 연간 쓰레기 처리량은 5백67만1천이다.이중 73%인 4백11만2천이 소각 처리되고 있다.도쿄都 의 연간 쓰레기 처리 예산은 3천7백85억엔이다.
일본을 찾는 VIP코스에 도쿄都 메구로(目黑)區 청소공장(소각장)이 들어있다.일본을 방문한 대통령부인 손명순(孫命順)여사와 美 힐러리 클린턴 여사등 명사들이 줄이어 이 소각장을 찾았다.지저분하고 먼지속에 휩싸인 냄새나는 소각장만 생각하고 이곳을 찾았다가는 모두 놀란다.소각장이 들어선 지역이 아담한 공원같기 때문이다.다만 1백50나 되는 굴뚝과 4면이 거의 밀폐되다시피한 공장건물이 있다는 점이 일반 공원과 다르다.
높은 굴뚝이 없다면 소각장인지 알 수 없다.소각장은 컴퓨터로완전 자동화돼 중앙제어실에서 단 6명에 의해 운영된다.먼지가 기준치 이상 나오거나 악취가 발생하면 즉시 경고음이 발생,조치를 취하게 한다.암모니아 질소.염화수소등 배기가 스 공해대책에연 13억9천만엔의 운영비중 3분의1이 사용된다.보일러에서 나오는 열은 발전에 사용돼 연간 2억5천만엔어치의 전기를 생산한다.또 폐열(廢熱)은 인근 수영장등에 이용된다.
이 공장도 건설당시에는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주민대표가 참가한 감시위원회를 구성,공해발생 여부를 체크한다는 협정을 맺고서야 가까스로 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이 협정은 하루 쓰레기 반입량을 7백 이하로 하고 배기가스.소음등 공해발 생 여부를 제3기관에 맡겨 협정준수 여부를 면밀히 체크한 보고서를 만들게하고있다.
이 보고서의 데이터에 의해 당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판명될 경우는 즉각 공장가동이 중단된다.행정당국이 공장건설 당시의 약속을 이행치 않을 때에 대비한 안전장치다.
김포의 주민대표 36명으로 구성된 수도권쓰레기 주민대책위원회가 지난 92년 발족된 것도 감시를 엄격히 하기 위해서다.주민대책위는 시흥시와 송파구.군포시에 대한 조치에서 보듯 엄격한 감시를 통해 쓰레기 매립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최소 화하고 있다. 도쿄都나 우리 수도권쓰레기 매립지 대책위의 이같은 예에서 군포시 쓰레기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공청회등 충분한 토의를 거쳐 쓰레기소각장 건설부지를 결정하되 완전무공해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다.그리고 수도권쓰레기대 책위처럼 주민들로 구성된 감시위원회를 만들어 감시케 한다.
다만 완전무공해 공장이라 하더라도 차량의 빈번한 출입에 따른소음과 분진은 피할 수 없으므로 인근 주민들에 대한 보상등 배려도 필요하다.자기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자기네가 처리하지않는다면 누가 하겠는가.쓰레기 처리에는 매립이 가장 싸게 먹힌다.그러나 땅이 좁은 우리나 일본은 한계가 있다.쓰레기를 배출한데 대해서는 그곳 주민 각자가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전국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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