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문학제' 고은씨 자문위원 위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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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시인 고은(71)씨가 최대 규모의 국제 문학행사인 베를린문학페스티벌의 자문위원으로 최근 위촉됐다.

지난주 '만인보'시선집의 현지 번역 출간에 맞추어 스페인에서 시 낭송회를 하고 돌아온 고씨는 23일 "이달 초 베를린문학페스티벌 조직위 측으로부터 자문위원을 맡아달라는 공문을 받아 수락했다"고 말했다.

2001년 출범한 베를린문학페스티벌은 해마다 전 세계 50여개국의 작가 150~200명이 참가하는 국제 문학행사. 지난해의 경우 노벨상 수상작가인 독일의 귄터 그라스와 칠레의 이사벨 아옌데 등 세계적인 문인들이 다수 초청됐다.

10여명 정도인 자문위원(Beirat.바이라트)은 초청할 작가들을 추천하고 페스티벌의 주제를 정하는 데 조언하는 등 문학제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고씨는 "어떻게 활동하겠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아직 이르다.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문학의 역할에 관해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해 페스티벌에 초청돼 비중있는 세션에서 '방황하는 대륙'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고 시도 낭송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주 스페인에서 열린 세차례의 자작시 낭송회에 대해 "한국문학을 알리는 씨 한톨을 뿌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외국 문학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기관이나 국제적인 문학행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란드.네덜란드.아일랜드.스페인 등에 있는 국제적인 문학행사가 한국에도 하나쯤은 있어야 외국인들의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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